공생·공동·공감 3대 경영전략 바탕으로 생활문화·예술지원·국제교류 등분야별 사업 체계화 및 네트워크 조성
재단으로 이관된 능허대·송도불꽃축제 명성 유지하면서 참여형 콘텐츠로 도약
문화마을 조성 등 프로그램 발굴도 박차
▲ 인천 연수문화재단이 올해 하반기 구청 별관으로 입주하기 전까지 연수문화의집을 임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 2018년 열린 능허대축제  /사진제공=연수구

 

인천 연수문화재단이 지난해 12월 법인등기를 마치고 드디어 닻을 올렸다.

연수구민 문화적 권리 신장과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연수문화재단 설립은 고남석 연수구청장 공약이기도 했다.

중앙에서 지방으로 문화 분권 체제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기초 문화재단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인천에도 부평구와 서구가 문화재단을 설립했으며 이번 연수문화재단의 탄생으로 관내 총 3개의 기초문화재단이 존재한다.

최근까지 대표이사 선임과 직원 채용으로 조직 구성을 완료한 연수문화재단은 2020년도 사업 운영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생·동·감 넘치는 '문화도시 연수' 만들기

연수문화재단은 '공생', '공동', '공감'을 키워드로 한 3대 경영 전략을 세웠다.

문화도시와 생활문화, 예술지원, 국제교류 등 분야별 사업을 체계화하는 한편 지역문화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업무 협력 체계를 정립할 방침이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문화정책사업을 적극 유치해 역량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수문화재단 중장기 발전계획 연구를 추진하며 신규 전략과 목표, 중장기 경영 로드맵을 수립하기로 했다.

정책들을 추진할 사무국은 인사·노무·교육·행정업무 등 재단 운영 전반에 필요한 업무체계를 정립하는 형태로 운영체계 조기 안정화를 꾀한다.



#능허대축제·송도불꽃축제 명맥 유지 하면서 신규사업 추진

연수구만의 지역 축제였던 능허대축제는 이제부터 연수문화재단에서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던 능허대 문화축제가 올해는 10월에 치러질 전망이다.

문화재단은 새로운 지역 문화축제로의 도약을 꿈꾸며 참여형 축제로 준비하고 있다.

능허대라는 연수구의 역사 공간을 해양도시를 상징하는 문화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시작된 인천 송도 불꽃 축제도 이관됐다.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 등과 함께 문화관광형 축제 행사로 올 하반기 운영될 예정이다.

음악,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인 '금요예술무대'도 구민들의 건전한 문화 생활을 위해 연수문화재단에서 한 단계 높아진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청학동 안골마을 도시재생사업과 옥련동 문화마을 조성에도 문화재단이 지원할 부분은 참여한다.

이와 함께 연수문화재단만의 신규 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문화도시에 도전장을 내밀려고 준비 중이다.

재단은 문화도시 조성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할 계획이며 6월쯤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연수문화포럼이나 도시문화아카데미 같은 전문가들의 커뮤니티도 마련하며 연수구 사할린동포를 대상으로 한 문화다양성 무지개다리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제문화행사와 문화교류 사업도 개최할 예정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지원에도 발 벗고 나서기로 했다.

연수구에 사는 청년예술가에게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박영정 연수문화재단 대표이사]


"원·신도심 특수성 고려한 문화정책 펼 것"

 

▲ 박영정 연수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는 연수구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신장시키겠다고 말했다.
▲ 박영정 연수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는 연수구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신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신생 연수문화재단에 초대 대표로 3년 임기를 시작한 박영정 대표이사는 문화예술 정책의 정통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한국예술경영학회에 몸담고 각종 문화예술과 관련된 연구를 했다.

현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다. 이런 그가 연수문화재단에 도전장을 내민 건 기초단위 문화정책 기관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서다.

"정부주도의 문화정책이 지역에서 뿌리를 내려 그 중심을 이동해야 한다는 주장은 시대의 흐름입니다. 우리나라의 문화발전 자체가 지역에서의 성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어떻게 지역에서 문화예술 발전을 꾀할 수 있을지 고민해 왔습니다."

기초재단은 주민들과 직접 접촉해 생활과 밀접한 문화 정책을 세운다는 점에서 광역재단과도 구별된다.

"기초단위 재단은 주민에서부터 출발하는 종합적인 기관이죠. 이미 기틀을 마련한 부평·서구문화재단에게 운영과 관련한 제반사항을 문의하며 배우고 있는 단계입니다."

연수문화재단이 설립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기존의 문화단체와 기능이 중복된다거나 예산 투입의 문제 등이 제기된 적 있다.

"연수문화원은 향토문화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반면 문화재단은 그보다 넓은 의미에서 구 전체 문화발전과 관련된 업무를 하기 때문에 단위의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지요. 문화재단 운영에 재정이 소요되기는 하지만 지역의 세세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위해서는 기초재단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박 대표는 연수구가 원도심과 신도시가 극명히 구분되는 특수성을 지닌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른 정책도 구분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인천에서 오래 살면서 연수구 안에서 갈리는 차이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지요. 투트랙 정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연수문화재단의 사업을 문예회관과 생활문화센터를 갖춘 원도심을 중심으로 주력하면서도 송도에는 그곳의 특성에 맞는 기획을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그는 문화기획자와 문화행정가 사이에서 중심을 세우는 관리자가 되길 원했다.

"재단 직원들이 다루는 임무와 미션은 창의적이고 예술적입니다. 반면 조직을 운영하는 체계는 공공기관의 관료적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가 없지요. 두 개의 이질적인 성격이 상충할 때 발생하는 갈등을 조절하고 어느 것 하나 잃지 않도록 조직을 이끌겠습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