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올 1분기 중국 항만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9%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인천항은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항만이다. 인천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항의 대중국 교역량은 2019년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308만7017TEU)의 60.3%(186만2157TEU)로 절대적인 비중이다. 일반 화물도 전체 1억5720만8338t 중 26.5%(3559만9801t)가 중국과의 교역량이다.

국제 여행객도 인천과 중국을 잇는 한중 카페리 10개 노선을 이용해 지난해는 100만3000명이 이용했다. 2011년 104만3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다시 100만명을 넘은 것이다 카페리 여행객은 2016년에는 92만명, 2017년은 사드갈등의 영향으로 60만명 그리고 2018년은 81만명이 이용했다. 조금씩 회복되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금년 1월28일 부터 여행객이 전면 중단되어 언제 재개될지 모른다. 크루즈 사정도 마찬가지다. 중국발 크루즈 관광객을 중심으로 발전한 인천크루즈 산업이 과거 '사드 사태'의 영향으로 위기를 맞아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17년에는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내려 한국 여행 상품과 관련한 크루즈, 전세기, 인터넷 광고, 롯데면세점 등의 이용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했다. 그결과 크루즈 운항 예약이 취소되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폭 감소하는 결과를 맞았다. 그나마 최근에는 일본 대만 홍콩으로 크루즈 관광객 유치 노력을 기울인 덕에 조금씩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었으나 코로나19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항의 크루즈 기항실적은 2015년 53척(8만8000명), 2016년 62척(16만명)이 입항했지만, 사드 보복 시점인 2017년 17척(3만명), 2018년 10척(2만2000명)으로 급감했으며 2019년에도 10척(1만9500명)으로 부진했고, 올해 역시 총 13척이 예정되어 있다. 크루즈시장은 관련산업도 많고 부가가치도 높아 인천관광을 견인하는데 기여도가 매우 높은 분야이고 인천은 크루즈 터미널과 국제여객 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있는 등 여러 가지 여건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코로나19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큰 것이다.

다행히 IPA에서 최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책이 발표되었다. 항만업계 피해극복을 위해 한중카페리 선사와 국제여객터미널 상업시설 입주업체의 항만시설사용료와 임대료를 면제하고 연안여객터미널 입주업체도 3개월간 임대료 50%를 할인한다. 또한 항만배후단지와 항만부지 입주업체도 6개월간 임대료를 경감해 주고 환적 물동량을 유치한 선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162억 규모의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도선사협회도 자발적으로 도선료를 10% 할인한다고 한다. 최근 인천의 바닷길과 하늘길이 막히고 있다. 한국민의 입국을 거부하는 나라가 126곳까지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OECD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2.0%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인천을 실망시키는 소식이 있다. 대통령이 수차례 '극지 투자 확대'를 강조했으나 인천을 모항으로 두고 있는 국내 최초 쇄빙선 '아라온호'를 이을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이 2018년에 이어 예타에서 또 낙제를 받았다. 해수부는 예타에 다시 도전한다고 한다. 그리고 해사법원 유치도 부산과 경쟁이다. 해사 사건의 법률 수요, 서비스 수요자 접근성과 편의를 고려할 때 해사법원 최적의 장소는 당연히 인천 아닌가? 이 또한 지역과 정치논리로 정리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어려운 현실에 인천시민이 더 이상 짜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천항은 인천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코로나19로 항만업계가 힘들어 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IPA 지원만으로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 더 늦기전에 인천시도 인천항만청도 CIQ기관도 모두 동참해야 한다. 인천항 관련 물류업체들에게 재정과 세제 및 정책지원 등 추가지원이 실시되어 도산위기에 처한 항만업계를 살려야 한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건물 임대료, 사용료 감면의 자발적인 시민 동참 분위기까지 더해지길 바란다. 이제 코로나19도 곧 치료될 것이다. 최근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 15개사와 정부기관 4곳이 함께 신종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보자. 항상 어려울 때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했던 우리의 저력이 되살아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광석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