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리학회에서 매달 발행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총 610만부를 발행하는 최고 부수의 월간잡지다. 노란색 둘레의 표지 디자인을 원용한 가방 같은 여행용품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1888년 9월 창간호가 나온지 132년이 되는 월간지는 방송에도 진출해 지구의 오지 탐험과 자연탐사 그리고 다양한 인간의 삶을 조명한다. ▶프랑스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관광관계 국제회의에서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흥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세계 여러나라의 관광 전문가들은 20세기 후반에 절정에 달한 관광붐은 코닥 회사의 천연색 사진과 보잉의 747 대형여객기 그리고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에 힘입은 바 크다고 했다. 천연색 사진은 유명 관광지에 가고 싶은 욕망을 자극했고 747 점보기는 비행요금의 대중화를 실현시켰으며 네셔널 지오그래픽은 고급 여행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필자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를 처음 접했던 때는 중학교 때였다. 선친(汗翁 愼兌範 박사)께서 당시 미군부대를 통해서 나오는 여러가지 잡지를 구해서 읽으셨는데 그 중에서도 세계 각지의 경치와 다양한 동식물들의 사진들을 아름다운 천연색으로 볼 수 있어서 자주 들쳐본 기억이 난다. 선친께서 은퇴 후에는 미국에 있는 본사에 정기구독 신청을 해서 받아보고 있는지가 40여년이 가까워 온다. ▶지난주에 우송된 3월호의 표지기사는 『쓰레기의 종말』이었다. 지구에서 사는 인류는 매년 4500억 달러(약 536조원)에 달하는 옷가지를 쓰레기로 버리고 있는데 이탈리아의 의류회사들은 버려진 의류만으로 새 옷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같은 시도가 범지구적으로 확산되기를 희구하고 있었다. 지구 환경을 결정적으로 해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모범적인 재활용 방안도 다각적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수년 전부터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야기되는 지구 온난화와 각종 쓰레기들이 토양은 물론 바다까지 오염시키는 현장을 고발하는 특집기사를 자주 게재해 왔다. 매년 지구에서는 1000억t에 달하는 각종 원료를 채취하여 제품을 만드는데 그중 10% 정도만이 재활용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더 많은 원료와 제품들이 재활용되는 '순환경제'를 강조하고 있었다. 지구의 다양한 아름다움과 신비스러움을 한 세기 이상 소개해온 잡지가 이제는 쓰레기로 몸살 앓고 병들어가는 지구의 현재를 고발하고 있었다.

언론인 신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