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일 논설위원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말의 유래는 이렇다. 다윗왕이 '잘 나갈 때 교만하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말'을 그의 '절대반지'에 적어 넣도록 명령했다. 그러자 왕자인 솔로몬이 이 문구를 제안해 부왕의 반지에 새겼다. 글은 30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치고 힘들 때, 이 글귀를 떠올려 보자. 힘과 위로를 받을 터이다.

요즘 정신적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하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모임·행사가 취소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애쓰는 등 바뀐 생활 방식에 주눅 들어서다. 각급 학교마다 개학을 3주나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이러니 우울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겠다. '보통 시민'이 이럴진대, 감영병 확진자가 수두룩한 대구·경북지역에선 오죽하랴. 대부분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야 하니, 그 답답함이야 여북하겠는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평소 북적거렸던 거리마다 인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적막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오늘 방역 현장에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아무튼 우리에게 갑자기 닥친 코로나19란 놈은 치를 떨게 할 만큼 온갖 행패를 부리고 있다. 코로나19가 빨리 완전히 물러갈 날을 거듭 기다리는 까닭이다.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이 또한 지나가리라/끝없이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기도하기에도 너무 지칠 때면/이 진실의 말이 네 마음에서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힘겨운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나게 하라/이 또한 지나가리라 … (후략)" - 랜터 윌슨 스미스

이 시 역시 좌절과 희망을 떠올리면서 금세 지나가 버릴 삶의 애환을 노래한다. 인생은 돌고 도니, 지금 힘듦에 머물지 말라는 뜻이다. 서로 티격태격하다가도 다시 웃음을 찾는 게 인생사다. 그것이 인지상정이다. 범인(凡人)들이야 현재 겪고 있는 난관으로 안달복달할 수밖에 없다. 어찌 발등에 떨어진 불을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곧 지나간다'는 긍정적인 믿음으로 고난을 헤쳐나갔으면 싶다.

온나라가 코로나19로 난리다. 나눔과 연대로 국민 마음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자. 모두 힘을 합치고 맞서 싸우면, 그 끝은 더 일찍 오리라. 여기에 위협을 받는 국민의 안전·생존을 정쟁(政爭)의 도구로 삼는 일은 금물이다. 어줍잖은 경쟁도 해선 안 된다. 코로나19는 소홀히 다룰 놈은 아니지만, 휘둘리지도 말아야 한다. 공동체 정신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겨내자. 힘내라 우리, 함께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