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예방행정
내외국인 입출국 잦은 지역인 만큼
초반부터 모든 행정기관과 방역활동
음압병동 확보 등 선제적 의료체계도


-성숙한 시민의식
사실상 인천시민 첫 확진자
자각증상 느낀 후 마스크·장갑 착용
접촉 최소화로 주변 23명 모두 '음성'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병, 코로나19로 전 국민의 삶이 바뀌었다. 조심, 또 조심한다.

스스로 자신을 지켜내야 하는 감염병이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군중이 모이는 곳을 삼가하고 가급적 자가 활동을 적극 펼친다.

전국 약 80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도 5000만 국민들의 '클린' 실천 의식은 이 감염증이 더 이상 확산될 수 없게 차단벽을 굳게 세운다.

인천시민이 인천시를 믿고, 경기도민이 경기도의 예방 행정을 신뢰하며 대응 의식을 적극 실천하면 코로나19는 조기 종식될 것으로 기대된다. 300만 인천시민의 코로나19 일상과 인천시의 행정을 살펴본다.


인천시는 10일 오전 11시 현재 인천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23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서울 구로구의 한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중 인천시민 13명이 감염됐다.

3월8일까지 한 자릿수 코로나19 확진자를 유지하던 인천지역에 이틀 만에 14명이 확진자로 판명되며 인천에 코로나19 적색경보가 켜졌지만, 인천시와 300만 인천시민의 성숙된 행정력과 높은 보건 의식이 지역 전파를 막아내고 있다.

시는 인천에는 공항과 항만이 위치해 내·외국인의 입출국이 잦은 만큼 코로나19 사태 초반부터 시와 군·구, 공사·공단 등 모든 행정기관과 함께 물샐틈없는 방역과 선제적인 의료 체계를 마련해 철저하게 대응하고 있다.

국내 첫 확진환자인(1월20일 인천공항검역소에서 인천의료원 음압병동 격리, 2월6일 퇴원) 중국인 여성(35세, 중국 거주)과 인천의 세 번째 확진환자였던 관광 가이드(2월25일 인하대병원 음압병동 격리, 3월3일 퇴원) 한국인 남성(57세, 미추홀구 거주)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인 중국인 여성은 인천의료원의 의료진에게 손 편지를 썼다.

이 중국인 여성은 "재앙 속에서 고통받고 있을 때 당신들이 내게 해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편지를 썼다"며 "내 생명을 구해줘 고맙다"고 했다. 또 "당신 모두는 나에게 영웅이고, 이 경험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며 "당신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 남은 생에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감사함을 나타냈다.

3월3일 퇴원한 인천 세 번째 확진환자(남, 57세, 미추홀구 거주)는 자각증상을 느낀 후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 함께 사는 노모를 포함해 접촉자 23명 전원이 모두 감염되지 않았다.

그가 꼼꼼하게 일지를 기록하면서 동선 및 접촉자 파악도 신속하게 이뤄져 모범 사례로 전 국민의 박수를 받고 있다.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 기록을 남깁니다"로 시작되는 그의 일지는 ▲아직 계속 목이 아프고 가래가 좀 있다(2월1일) ▲보건소 담당자와 통화에서 해설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자체 격리 중 목이 아프고 가래가 좀 있다고 말했다(2월2일) ▲체온계로 10여 차례 쟀더니 대부분 36.67℃고 가장 높은 게 37.01℃였다(2월3일) 등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써 내려간 사항이 빼곡히 적혔다.

여기에 확진 판정 전까지 병원을 다니면서도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아닌 도보를 택했다.

인천의료원에서 길병원으로 이동할 때처럼 1시간 이상 걸어가야 할 때만 택시를 이용했고, 노모의 식사를 챙기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전염이 될까 염려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하는 등 질병관리본부의 건강관리 지침을 숙지했다.

시는 이 확진자의 이야기를 예방포스터(사진)로 제작했다.

지난 1월20일부터 시와 10개 군·구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고 긴급업무체계를 갖췄고 보건복지부로부터 신규 공중보건의 15명을 지원받아 사전 선별진료 업무교육 수료 후 각 선별진료소에서 환자진료 및 검체 채취, 역학조사 등의 지역사회 방역업무 전반을 수행 중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문제 해결을 위해 심리지원단 34개반 114명을 확대 운영했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천에서 첫 확진환자가 나오면서 감염병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민들 스스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같은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것이 지역사회 감염을 막은 주된 원인일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