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청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휩싸였다. 시청의 코로나19 확산 우려는 광명시 하안동 소재 '함께하는 교회' 부목사의 아내가 광명 2번 확진자로 판명된 데 이어 지난 6일 부목사와 자녀 등 일가족이 잇따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급속히 퍼지고 있다. 광명시 3번 확진자(부목사)는 지난달 28일부터 근육통, 몸살, 가래 등 증상이 발현했다고 시는 밝혔다. 그러나 '함께하는 교회'는 광명시가 종교 활동 자제를 요청한 지난 1일에도 오전 예배를 강행했고, 부목사와 자녀도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함께하는 교회'의 A 담임목사가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과 광명시희망나기운동본부를 맡아 광명시청을 자유롭게 출입한다는 것. A 담임목사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3월 3~4일 광명시청을 방문해 박승원 시장실에서 시청 공무원들과 성금 전달자를 수시로 접견했다. '함께하는 교회'는 8일 오전 1, 2, 3부 예배 계획을 홈페이지에 알렸으나, 부목사 가족의 확진 소식에 부랴부랴 홈페이지와 교회를 폐쇄했다.

하지만 '함께하는 교회' 인근 아파트 주민은 물론 일부 광명시민들은 A 담임목사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부목사의 아내가 이미 확진을 받았고 부목사도 발열 등 증상이 있었음에도 지난 1일 예배를 강행한 것은 "함께하는 교회가 광명시의 슈퍼 전파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광명시가 밝힌 부목사의 동선을 보면 기가 막힌다.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으나 그는 실버 캐슬 요양센터 방문, 동물병원, 마트, 성애병원, 은행 등 시민들이 많이 움직이는 장소를 활보했다.

부목사는 가족 외에 A 담임목사와 가장 밀접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광명시는 A 담임목사가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자유롭게 출입한 광명시는 또 다른 감염 확산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특히 지난 4일 박승원 시장실에서 열린 한국 카네기 CEO클럽 광명총동문회의 성금 기탁식에도 A 담임목사가 참석해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광명희망나기운동본부는 광명시청 종합민원실에 사무실을 두고 사용하고 있다. 그 때문에 A 담임목사는 수시로 시청을 드나들었다. 박 시장을 포함해 많은 공무원과 만난 그는 광명시 방역 행정에 구멍이 뚫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광명시청 일각에서는 A 담임목사가 다행히 음성 판정은 받았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와 희망나기운동본부의 활동을 내려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회의 담임목사가 부목사 가족의 심각한 증상을 소홀히 하면서 대외 활동만 치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희망나기운동본부의 사무실은 시청 외부에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 광명시의회에서 계속 나왔다. 희망나기운동본부 사무실이 시청 외부에 있었다면 광명시청의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이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광명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함께하는 교회' 부목사와 자녀가 예배에 참석한 교회와 이동 동선에 포함된 모든 장소의 방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박승원 시장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3번 확진자(함께하는 교회 부목사)가 다녔던 교회는 자진 폐쇄했다"고 밝히며 신도 547명 중 밀접 접촉자 43명 중 42명이 검사를 받았고 유증상자 8명은 신속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광명시 방역을 총괄해야 하는 시청 방역이 뚫리게 될지 걱정스럽다.

장선 경기서부취재본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