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구역 내 일제 조병창 등 7동은 보존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토양오염 정화 구역에서 해방 이후 미군이 주둔했던 건축물이 철거됐다.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이었던 조병창 흔적을 비롯해 근대 유산으로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은 일부 건물은 보존됐다.

인천시는 토양오염 시범 정화가 끝난 1단계 반환구역 북측 부지(10만9961㎡)의 건물 12동이 철거됐다고 8일 밝혔다.

부영공원 북쪽에 해당되는 정화 구역에는 캠프마켓 건축물 20동이 남아 있었다. 이 가운데 보존 결정이 내려진 건물은 7동이다. 문화재청이 근대건축물로 보존을 권고한 6동과 인천시가 존치를 요청한 건물이 추가됐다. 여기에 정화 과정에서 창고로 쓰일 건물 1동을 제외하고 12개 건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정화 구역에서 보존되는 건물 중에는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인 조병창으로 지어진 것도 포함돼 있다. 굴뚝과 연결돼 있어서 당시 일제가 수탈한 쇠붙이를 녹였던 시설로 추정된다. 류윤기 시 부대이전개발과장은 "조병창 건물은 빨간 벽돌로 지어져 다른 것과 구별되는데, 이 건물도 그중 하나"라며 "나머지 6동은 미군이 탄약고 벙커, 군견 막사, 초소 등으로 쓰던 건물"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12개 건물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 착수되는 토양오염 정화를 앞두고 철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국방부로부터 정화 용역을 위탁받은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2018년 기본설계보고서에서 "오염이 부지 전 지역에 존재하고 있어, 부지 상부에 위치한 대부분의 건축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화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캠프마켓 건축물에 대한 문화재 조사도 벌어질 전망이다. 1단계 남측 부지(11만3056㎡)에도 건축물 23동이 남아 있다. 특히 제빵공장이 아직 가동 중인 2단계 반환구역(21만6983㎡)에는 조병창 건물 30여동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캠프마켓 전체를 대상으로 근대 문화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