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이 신속하고 광범위한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진단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등 외국에선 찾아보긴 힘든 한국 특유의 방역체계도 주목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한국의 대규모 검사 능력에 주목하며 "지난달 말부터 매일 1만여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래 현재까지 14만명 넘게 검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검사 키트를 신속히 승인하는 제도,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법 등도 소개했다. 규모와 속도 면에서 주목할 만한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능력은 전세계 보건 전문가들에게 코로나19 치사율을 정확히 추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SCMP는 평가했다. 나라별로 차이가 있는 보건체계와 의료 수준을 감안하더라도 14만 건에 달하는 한국의 검사량이 정확한 치사율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확진자가 가장 많은 중국의 치사율이 3.6%, 이란은 한때 10%까지 올라갔지만, 이는 폐쇄적인 정치체제 때문에 통계의 정확성을 의심받고 있는 반면 한국은 현재까지 주요국 중 가장 낮은 0.69%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도 한국의 검사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코로나19의 높은 전염성에 세계가 신음하고 있지만, 유행 억제에 대해서라면 검사에 전념한 한국이 그 암호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확도 95% 이상인 검사를 받았고, 초기 발견에 따른 치료가 신속하게 이뤄져 치사율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1%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특히 "이는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이나 미국과도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며 "이들 나라에선 신뢰할 수 없고, 불충분한 검사로 인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수천 명의 환자가 제때에 격리되지 않는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CNN 방송도 6일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 검사량을 비교하며 일본 정부의 공식 통계는 극히 일부만 반영된 것이라는 전문가 시각을 전했다. 한국이 매일 수백명씩 새 확진자가 나오는 반면, 일본은 신규 확진자수가 30여 명 수준에 불과한 이유는 이 검사량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지시각 지난 3일 실시간으로 코로나19의 전 세계발 통계를 집계 중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공중보건 전문의 케이틀린 리버스 교수는 본인의 트위터에 "한국이 어제 1만8000건의 코로나19(COVID-19) 테스트를 실시했다. 매우 놀라운 능력이다. 이들이 수집하는 데이터에서 더 많은 것을 알아내기를 기대한다"고 올렸다.
반면 우리 언론은 우리 방역당국의 공중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한 혹평을 올리고 있다. 한국기자협회가 발간하는 기자협회보는 이에 대한 평가를 전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자협회보는 "코로나19 보도는 선을 넘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특히 지난달 19일 신천지신도들의 집단감염으로 환자가 폭증한 이후 이어진 보도는 정략적 보도라는 혐의가 짙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며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쳤다'는 식으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더구나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오해받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할 언론이 이처럼 정파성을 드러낸 적이 또 있었던가"라고 지적했다.
코젠바이오텍·솔젠트·SD바이오텍과 함께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4개 국내 기업 중 하나인 씨젠은 5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세계 30여국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주문 요청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검사 키트를 신속히 승인하는 제도 덕분이다.

5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가 감소하는 것을 두고 고무적이라 평가했다. 그러면서 "두려움은 정확한 정보를 통해 관리하고 완화할 수 있다"며 "루머와 잘못된 정보와의 싸움은 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일상을 삼켜버린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진자 1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우리는 세계에서 부러워하는 공중보건·의료 시스템을 갖고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에 살고 있다.

김칭우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