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도문화의전당 공식채널서 상영
▲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식 유튜브 채널 '꺅티비' 화면 캡쳐

경기도립극단이 연극 '브라보, 엄사장'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관객 없이 '인터넷 생중계'로 선보인다.

도립극단은 이달 12~15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던 '브라보 엄사장'을 12일 오후 4시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식 유튜브 채널 '꺅티비'를 통해 생중계한다고 8일 밝혔다.

'브라보, 엄사장'은 우리 시대에 만연한 남성 중심의 의식 속에 지위를 이용한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나타내고자 기획됐다.

연극은 유교적 가치를 중시하는 경상도의 작은 섬 울릉도를 배경으로 한다. 섬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에피소드가 성폭력 가해자 엄사장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엄사장은 체면치레에 급급한 '허풍쟁이', '꼰대' 기질을 가진 인물이다. 주인공 엄사장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득권층의 실상으로 남성·권력 중심적인 현시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극중 성추행을 당했으나 꽃뱀으로 몰리는 보험외판사원이면서 마이웨이를 걷는 '황마담', 우리가 남이가 정신을 내세우며 엄사장을 뒤따르는 '엄사장 지인들', 일그러진 사회가 만들어낸 '다방레지 향숙'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예리한 성찰을 이끌어 낸다.

박근형 연출가는 "경상도 사투리가 갖는 맛깔스러움이 연극에 마법같은 싱싱함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사회에 만연한 여성들에 대한 차별과 남성 위주의 권위적 사회가 만들어가는 보이지 않는 벽을 유쾌하게 풀어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2020 레퍼토리 시즌제 공연 오프닝이 될 12일 '꺅티비' 생중계 공연은 현장감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전문 콘서트 중계팀의 카메라연출로 진행된다. 스튜디오형(EFP·Electronic Field Production) 카메라 6대와 지미집(무인카메라 크레인) 등을 설치해 뛰어난 음향효과와 다이내믹한 공연을 화면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이우종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은 "관객들과 약속을 지키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무관중 생중계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도립국악단, 도립무용단 등 나머지 예술단의 공연도 생중계할 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12~13일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었던 도립국악단의 '신(新), 시나위'와 25~28일 같은 장소에서 선보이려던 도립무용단의 '률(律)'은 잠정 연기됐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