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감염 사태가 갈수록 위중해지고 있는데도 일부 대형교회들은 주일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수원의 한 교회에서는 예배를 본 신도들 중에서 1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모두 200여명의 이 교회 신도들 중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감염자가 나올지 모르는 사태다. 코로나19의 확산을 잡기 위해 시민 모두가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을 하자는 시민운동도 벌어지는 지금이다. 방역전문가들도 코로나19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달 24일 인천기독교총연합회, 인천불교총연합회, 원불교 경기인천교구, 천주교 인천교구 등 4개 종교단체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종교시설 사용과 종교 활동을 자제하고 신도간 접촉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지난달 28일에도 인천 종교인들이 행사 자제에 앞장선다면 더 많은 시민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될 것이라며 거듭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인천시가 파악한 결과 인천의 대형 교회 30곳 중 21곳이 지난 주말 주일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배를 중단한 교회는 중구 공항교회, 인천제일교회, 인천제2교회, 송현성결교회 등 9곳으로 이들 교회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대체하거나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나머지 21개 대형교회는 코로나19의 확산세에도 예배를 가졌다는 것이다. 인터넷 예배를 권유하고 오전 또는 오후에만 진행하는 방식으로 일정을 축소한 곳도 있었지만 예배 자체는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계양구 3개의 대형 교회는 신도들간의 모임만 금지한 채 주일 예배를 열었다. 이에 반해 천주교 인천교구는 미사와 교육·행사 등을 잠정 중단했고 인천불교총연합회는 정기 법회와 방생을 중단했다.

이제는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 수원의 한 교회에서 빚어진 사태는 종교 집회에 내포된 감염의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종교의 덕목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자비다. 나와 우리의 신앙만을 위해 이웃과 사회를 위태롭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제라도 특히 대형교회들은 다중이 좁은 공간에 운집하는 주일예배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