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줄 공연 취소 예술인 생계 막막

 

 

▲ 인천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 캡처 사진들.

 

 

▲ 인천문화재단이 지난달 24일부터 중구에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생활문화공간 칠통마당 등에 대해 임시휴관에 들어간다는 안내문을 출입문 앞에 게시하고 있다.

 

▲ 인천중구시설관리공단이 지난달 24일부터 한중문화관을 임시휴관한다는 안내문을 출입문에 게시하고 있다.


2·3월 공연·행사장 폐쇄…일정 취소
예술노동종사자 인식 긴급지원 필요

뮤지컬·연극 기획·제작사 손해 막대
배우들·예매처·조명·음악 연쇄 타격

음악 단원들 무대·개인레슨도 취소
소규모 공연장 임대료 지원 요청도


과거 메르스, 아프리카돼지열병와 같은 감염병이 확산 됐을 때 가장 먼저 일정이 취소되거나 조정된 분야는 문화예술 공연계였다.

관객이 밀집한다는 특성 때문에 전파 차단을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타 분야에 비해 시급하지 않다는 우선순위에 밀린 탓이기도 하다.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월부터 공연·전시가 취소되거나 미뤄지기 시작하다가 2~3월에 예정된 대부분의 행사가 무산됐고 거의 모든 공연장과 행사장이 폐쇄됐다.

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이어지는 4월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직격탄을 맞은 인천 문화예술 공연계는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정규직이 아닌 신분으로 비정기적인 행사에 생활을 의존하던 예술인들은 수입원을 전면 상실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들에 대한 긴급 지원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출연료 못 받는 줄 취소에 민간 단체들 속수무책

천재지변에 가까운 코로나19 공포는 인천의 문화예술계에게는 이중고로 다가온다. 안그래도 공연이 없는 겨울철 1~2월의 '보릿고개'를 지난 뒤이기 때문이다. 3·1절 기념행사를 기점으로 점차 일정이 잡히는 3월만을 기다리던 이들에게 가혹한 상황이다.

뮤지컬·연극의 경우 대관·기획 공연이 예정된 날짜를 며칠 앞두고 취소되면서 기획사와 제작사의 손해가 막대한 실정이다. 제작과 홍보에 투입된 비용을 회수할 방도가 전혀 없고 계약 취소, 티켓 환불 등의 절차를 감수해야 한다. 뮤지컬계 위기는 배우들과 예매처, 조명·음향 등의 업체에게 연쇄적인 타격으로 이어진다.

배우들은 공연 회차를 돌다가 중도 취소됐다고 하더라도 출연분에 대한 개런티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정분량을 소화한 경우에 회당 출연료를 계산하거나 공연이 끝난 이후 전체 출연분에 대해 개런티를 지급하도록 못 박은 계약 방식 때문이다.

이화정 극단 아토 대표는 "전업배우들은 현재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수입이 0원"이라며 "하반기 공연을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모여서 연습을 할 수 없어서 최저 생계를 이룰 수 없는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음악 공연계도 마찬가지다. 민간단체에 몸 담고 있는 단원들의 생계수단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부업으로 진행했던 개인레슨 마저 취소돼 하루아침에 백수가 됐다.

인천의 국악 예술단체인 '예술숲' 김면지 대표는 "향후 몇달 동안은 계획조차 세울수 없는 실정이라 생계가 막막하다"며 "대출을 알아보려고 해도 저리 조건에 충족되지 않는 경우가 생겨나 이마저도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예술인 긴급 조처 절실

인천의 문화예술인들은 사회적 재난과 천재지변의 영향에 가장 쉽게 휘청대는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금리 대출 정도의 대안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갚아야 할 빚일 뿐, 진일보한 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다.

허정선 버텀라인 대표는 "라이브 클럽데이와 같은 인천만의 특색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수년의 노력이 물거품 됐다"며 "소규모 공연장에 대해서도 임대료 지원이 이뤄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피해로 부터 보상 받을 수 있는 체계를 정립하고 예술인들도 예술노동 종사자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화현 i-신포니에타 단장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있으나 혜택을 보는 예술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며 "열악한 작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