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환난은 순리順利이며 말씀을 이루는 일이니 참고 견디면 하나님의 통치로 정복하게 된다.” 코로나19가 자꾸 퍼져서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나 온 나라가 불안과 불신에 떨고 있는데, 며칠 전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신도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사람의 비말로 감염되는 신종 폐렴肺炎의 특성으로 인해 집회를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중에도 어느 개신교 목사는 ‘우한폐렴보다 더 능하고 강한 능력은 하나님의 손’이라며 이것 때문에 ‘주일’을 범할 수 없다고 설교하고 있다. 개 풀 뜯어먹는 소리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뿐만 아니다. 마스크를 매점매석하여 몇 배나 폭리를 취하는 업체, 인증을 위조하여 만든 가짜 마스크를 파는 업체, 마스크 달림을 악용해 다른 물건을 팔면서 끼워팔기를 하는 업체 등 도리에 어긋난 행위를 하는 치졸한 자들이 날뛰는 형국이 되었다.
비리창궐(非理猖獗) 올바른 이치에 어그러진 부정적인 세력이 세상을 휩쓸어 퍼지거나 날뛰는 것을 이른다. 창궐이란 감기나 폐렴 등 전염병이 퍼지는 것처럼 좋지 못한 세력이 세차게 일어나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것이다.
급기야 정부는 코로나19와 전쟁을 선포했다. 학교는 개학을 늦추었고 기업체는 일을 멈추었다. 그보다 더 나쁜 것, 혼란을 틈타 고개를 쳐드는 비리다.
猖 창 [미쳐 날뛰다 / 어지럽다]
①犬(개 견)이 부수로 쓰일 때는 犭(큰 개 견)이 된다. 개가 두 발로 선 모습이다.
②해(日)가 떠오르며 수면에 비추는 모습이 넓고(曰) 왕성한 것을 창성昌盛이라 한다.
③큰 개(犭)가 왕성하게(昌) 미쳐 날뛰는 모습이 猖(창)이다.
獗 궐 [날뛰다 / 날래다]
①명령에 어긋나는 자의 목(䒑)을 잘라 나무에 건(屮손 좌) 글자는 屰(거스를 역)이다. 단독으로는 잘 쓰지 않고, 주로 걸어가는 모습의 辶(쉬엄쉬엄 갈 착)을 넣은 逆(역)을 쓴다.
②간혹 하품(欠흠)을 하면 피가 거스르는(屰) 느낌을 받을 것이다. 欮(궐)은 피가 거꾸로 흘러 머리로 몰리는 증상인 ‘상기上氣’라는 뜻이다.
③‘그것’이라는 의미를 갖는 厥(그 궐/상기 궐)은 산기슭(厂엄) 후미진 곳에서 땅에 머리를 박는(欮궐) 벌칙인 ‘원산폭격’을 하는 모습이다. 당연히 ‘상기’증이 올 것이니 ‘그것’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까다로운 글자다.
④獗(날뛸 궐)은 큰 개(犭견)가 상기(厥궐)에 걸려 날뛰는 모습으로 이해하자.
옆집에서 불똥이 튀어 우리 집에 불이 붙었다. 어찌해야 할까? 마땅히 온 가족이 힘을 합쳐 불을 끄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누구는 소화기를 들고 애를 쓰는데 왜 불이 건너오게 방관했느냐고 투덜거려서야 되겠는가?
총선을 목전에 두었는데 바이러스보다 심각한 정치병이 창궐하고 있다. 국가재난에 처한 상황에서 오로지 진영陣營의 이익을 내세우며 개(犭)가 제 밥그릇만 찾듯이 행동하는 그런(厥) 자들이 날뛰는(獗) 것이다. 입에서 가짜 뉴스를 내뱉으며 역병을 창궐猖獗시키는 자들의 비리를 바로 잡아야 나라가 산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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