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키우고 기운 북돋우고…좋은 음식이 보약


이천 쌀 최고 품질로 임금님께 진상돼
의왕 벌꿀 비타민·미네랄·단백질 풍부
용인 백암순대 잡내 적고 담백한 맛 특징
오산 두부전골 400년 역사의 향토음식
안성 포도 1901년 국내 최초로 식재
수원 왕갈비 '화춘옥' 양념 구이서 유래
연천 사과 과육 단단하고 당도 높아
포천 이동갈비 씹을수록 감칠맛 우러나
포천 이동막걸리 질그릇 사용해 뒤끝 없어
임진강 민물매운탕 쫄깃한 생선 식감 자랑
김포 포도 해양성 기후 영향 향·맛 뛰어나



코로나19 감염병으로 국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따뜻한 봄이 찾아왔건만 바깥 외출마저 꺼리게 되는 요즘이다. 이럴 때일수록 맛 좋고 면역력에도 좋은 '음식'을 섭취해 기운을 차려야 한다.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 동서남북, 맛 좋고 영양 좋은 우리 먹거리를 소개한다.

◇쌀·꿀·두부 등 경기남부 대표먹거리
드넓은 평야와 산지가 분포한 경기 남부지역에는 예로부터 다양하고 우수한 품종의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밥심'으로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쌀은 예나 지금이나 귀중한 작물이다. 벼농사를 짓는 여러 지역 가운데서도 '이천 쌀'은 임금님께 진상될 만큼 맛이 좋았다. 점토 함량이 높은 마사토로 채워진 농경지는 물 조절이 쉬우며 양분이 많아 벼농사에 매우 적합했다. 벼농사로 수확한 쌀은 복하천 하류에 있던 강창(큰 강가의 곳간)에 쌀을 모았다가 여주를 거쳐 한양으로 운반하는 수송로까지 갖춰 어느 지역 쌀보다 신선하고 기름지다.

면역력을 높이는 데는 '꿀'이 도움이 된다. 특히 의왕지역의 '꿀'은 청계산과 백운산을 끼고 있어 밀원이 풍부하고 꿀 재배에 필요한 나무들이 빽빽이 우거져 있어 고품질의 벌꿀을 생산하기에 좋은 지역이다. 때문에 청계산의 자연 숙성 벌꿀은 100% 자연의 향과 맛을 그대로 간직한 순수 벌꿀로 피로회복에 매우 뛰어난 효능을 보인다. 비타민, 단백질, 미네랄, 아미노산 등 이상적인 영양성분을 고루 지니고 있어 '살아있는 종합영양제'라고도 불린다.

용인의 대표 향토음식, '백암순대'는 조선시대부터 만들어 먹던 토속 음식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 음식이다. 백암순대는 일반 순대와 달리 다진 채소를 풍성하게 넣어 일반적인 순대보다 순대의 잡내가 덜하며 더욱 담백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오산의 향토 음식으로는 '두부전골'이 꼽힌다. 오산은 고려시대 수원부에 속해있을 때부터 도성으로 진입하려는 적을 막아내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임진왜란 이후 오산에 남아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키우는 사람이 많았고 그들이 모이면 즐겼던 놀이가 바로 '척사'라고 불리는 지금의 윷놀이였다. 척사대회가 열리는 잔칫날이면 콩죽을 쑤어 충남 태안에서 가져온 소금 가마니에 흘러내린 간수를 붓고 두부가 굳기를 기다렸다. 국밥과 함께 등장했던 것이 바로 두부를 이용한 두부전골이었다. 이때부터 두부전골은 오산의 향토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안성은 우리나라 최초로 포도가 들어온 곳이다. 1901년 안성 성당 초대 신부인 안토니오 콩베르 신부가 미사주를 만드는 데 쓸 포도나무 3그루를 가져오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과일인 포도가 안성에 처음 뿌리를 내리게 됐다. 안성의 서운면은 포도의 주 재배지로 캠벨은 물론 거봉과 델라웨어, 청포도인 청수와 힘로드 등 다양한 포도가 재배되고 있다.

'갈비하면 수원, 수원하면 갈비'를 떠올릴 만큼 수원은 갈비의 도시다. 수원은 조선시대부터 형성된 우시장 덕분에 질 좋은 소고기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소가 많으니 소고기를 먹는 일도 잦았고, 그 덕분에 소갈비를 비롯한 소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이 발달하게 됐다.

특히 갈비는 수원의 향토음식 중 가장 유명한 음식이다. 1940년대 '화춘옥'이라는 식당에서 수원 갈비가 탄생하게 됐다. 처음에는 해장국에 갈비를 넣어주던 것을 양념소를 발라 구워 팔기 시작하면서 수원 갈비가 유래하게 됐다.

◇사과·포도·막걸리 등 경기북부 대표먹거리
경기북부지역은 예로부터 먹거리가 풍족해 '축복의 땅'으로 불린다. 연천에서 나는 사과는 유기농, 친환경 재배 농법 교육을 통해 품질이 우수한 사과 품종을 개발하게 되면서 좋은 맛을 낸다. 지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일교차가 큰 연천지역의 사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육질이 단단하며 당도가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경기남부에 수원 왕갈비가 있다면 경기북부에는 '포천 이동갈비'가 있다. '포천 이동갈비'는 포천 이동면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갈빗살을 이어 붙여 연결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포천 이동갈비는 품질 좋은 소고기의 포를 뜨고 과일, 채소 등과 함께 직접 만든 숙성 양념에 하루 재운 뒤 숯불에 구워낸다. 부드럽고 씹을수록 진한 풍미와 감칠맛을 자랑한다. 포천에는 이동갈비와 함께 '포천 막걸리'가 있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전통주인 '포천 막걸리'는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하던 술을 빚던 양조장 터에서 제조해 유서가 더욱 깊다. 예로부터 산세가 좋고 물이 깨끗한 백운산 계곡의 맑은 물로 제조한 이동막걸리는 100년 전통의 기법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금속제 탱크에서 숙성되는 것이 아닌 질그릇 항아리를 사용함으로써 산소에 의해 독에서 발효가 이뤄지는 기법을 사용했다. 이러한 전통을 고수한 덕분에 타 지역 막걸리에 비해 뒤끝이 깨끗하고 달달하고 알싸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파주, 연천, 의정부 지역은 임진강과 한탄강이 흐르기 때문에 어느 고장보다 수자원이 풍부하다. 또한 상류에 오염원이 없어 맑은 물이 흐르기 때문에 이곳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는 믿고 먹을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특히 '임진강 민물 매운탕'이 맛 좋기로 유명하다. 낮은 수온에서 자라 더욱 쫄깃하고 쫀득한 육질을 자랑하는 민물고기와 한국인의 필수템, 고추장과 고춧가루, 다양한 채소를 이용한 걸쭉한 양념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빚어낸다.

경기남부지역에서 안성 포도가 유명하다면 북부지역에서는 김포 포도가 명성이 높다. 포도의 명산지인 김포에서는 기름진 김포평야의 풍부한 영양과 서해 바다의 해양성 기후로 색과 향, 맛이 뛰어난 포도가 생산된다. 김포 포도는 비가림 재배와 공동선별, 공동출하 등 까다로운 생산출하 과정을 거쳐 높은 품질을 보장하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사진제공=경기관광포털·생태관광가이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