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닥터헬기가 3개월여 만에 다시 날아올랐다. 의료진 부족, 동일기종 사고 등의 문제로 3개월여나 발이 묶여 있었다.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는 경기도가 지난해 8월 도입, 아주대병원과 함께 운용해왔다. 그러나 운용한 지 2개월여 만인 지난해 10월 31일 독도 인근에서 같은 기종인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가 추락하면서 긴급 안전점검을 받았다. 2개월여에 걸친 안전점검에서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아주대병원은 세부적으로 어떤 점검이 이뤄졌고, 그 결과는 어떠한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받지 못한 문제를 제기하며 운항 재개를 미뤘다. 게다가 헬기 이송과 관련한 소음 문제와 탑승 의료진 부족 문제, 유희석 의료원장과 이국종 외상센터장의 갈등이 담긴 '욕설 녹음파일'이 공개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환자 이송, 조종사 이착륙 훈련 등 닥터헬기가 하루 10여 차례 이착륙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소음 문제를 제기했고 병원 측이 관련 회의체에서 이를 이국종 교수 측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은 심해졌다. 이 교수는 이런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 애초에 왜 닥터헬기를 도입했느냐고 주장했고, 병원 측은 민원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며 맞섰다. 결국 닥터헬기를 주도했던 이국종 교수와 유희석 의료원장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고, 최근 의료원장에 박해심 교수와 외상센터장에 정경원 교수가 부임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일단 봉합된 모양새다.

병원 측은 의사 5명, 간호사 8명 등 의료진을 추가 채용해 인력 부족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닥터헬기 운항 재개를 결정했다. 닥터헬기의 중요성은 짧은 운항에서 보듯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닥터헬기는 도입 초기인 지난해 9∼10월 모두 25차례 출동해 단 한 건의 회항 없이 환자를 외상센터로 이송했다. 당시 모든 출동에 의료진이 동승했고, 출동 대비 인명구조 횟수를 계산한 출동 성공률은 무려 89.5%에 달했다. 의료진이 헬기에 탑승하지 않을 경우 환자가 의사를 만나 구명 조치를 받는 시점이 늦춰지기 때문에 그만큼 소생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닥터헬기 운용과 관련한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병원, 의료진, 주민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