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코로나19' 대응에 비상시국임에도 불구하고 고양시 간부급 공무원이 휴일 구청 내에서 테니스를 즐긴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눈총을 받는 공무원은 고양시 소속 A팀장으로 1일 동구청 테니스장을 찾아 지인들과 테니스를 즐겼다.


 1일 오후 4시30분쯤 테니스장을 찾은 A팀장은 코로나 비상 근무로 지친 몸을 풀겠다며 동료 직원과 1시간 동안 테니스를 쳤으며 이후 곧바로 귀가했다.
 A팀장은 전일인 29일에도 테니스장을 찾았으나 함께 칠 대상자가 없어 동호인들의 경기만 관람했다.


 고양시에서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2일 현재 6명이 발생하고 접촉관리대상이 118명 등 전 공무원이 예방 활동과 방역, 역학조사에 밤잠을 설치면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간부공무원의 테니스는 동료공무원들에게 큰 실망감이 됐다.


 특히 1일은 고양시에서 6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해 이재준 시장을 비롯해 전 직원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A팀장의 행동은 비난이 대상이 되고 있다.
 공무원 B씨는 "팀장이면 관리직인데 동료공무원들은 며칠째 잠도 못 자고 집에도 못 들어가는 상황에서 테니스를 즐겼다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아무리 테니스가 좋다 하더라도 상황을 생각해 이성적으로 판단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공무원 C씨는 "평소 A팀장이 테니스를 좋아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비상시국에 테니스를 쳤다는 것은 고생하고 있는 동료 공무원을 배신한 행동"이라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들은 "동료공무원들은 사선을 오가며 방역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한가롭게 테니스를 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함께 테니스를 즐긴 공무원도 밝혀내 철저한 진상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A팀장은 "코로나 발생 이후 주말도 반납하고 하루도 제대로 휴무가 없이 고된 근무가 이어졌다. 비상 근무가 아님에도 근무를 마치고 잠시 테니스를 친 것이 죄라면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그동안의 고생이 테니스 한 시간에 모두 헛수고가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지만 비상시국을 외면하고 테니스를 즐긴 것처럼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지만 함께 친 동료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고양시 동구청은 A팀장의 테니스 물의 이후 현재 시국에서 테니스장 운영은 국민적 정서에 반한다며 2일부터 폐쇄 조치했다.


 한편 고양시는 지난달 2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긴급 재난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고 있으며 그동안 선별진료소에만 4569건, 확진 환자 역학조사, 신천지 교인 모니터링 설치와 시민들에게 마스크 81만5631개, 손 세정제 5만6019개를 배부하는 등 코로나 대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양=김재영·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