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총 3060억 들여 6만여㎡ 매입했지만 쇼핑몰 매출 악화에 개발 계획 '제동'
▲ 정식개장을 하루 앞둔 1일 인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분주히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문 닫은 '금싸라기 상권'은 어떻게 바뀔까. 6만㎡가 넘는 땅은 3000억여원에 부지와 건물을 사들인 롯데쇼핑 소유가 된다. 도매시장 터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한 인천시는 "이제 사유지"라며 공을 넘겼다. 개발 계획을 검토 중인 롯데쇼핑 측은 유통업계 침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장고에 들어갔다.

인천시는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매각 잔금 1224억원을 2일 롯데쇼핑으로부터 받을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이 개장하면서 시는 지난 2월28일자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을 폐쇄했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와 건물을 포함한 매각 총액은 3060억원이다. 지난 2015년 2월 시는 롯데 측과 매각 계약을 맺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2일자로 잔금을 납부할 예정"이라면서도 "시설물 철거나 개발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구월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농산물도매시장 부지 6만872㎡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는 전체 계획이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를 쪼개기식으로 난개발하지 않도록 묶어두는 제도적 장치다. 시는 "구월 상권의 중심시가지 기능을 강화하고, 인천종합터미널과 연계된 상업·문화·업무·주거 기능을 갖춘 복합 개발을 추진"하도록 주문했다.

롯데 측의 복합 개발 구상은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롯데쇼핑은 최근 백화점·마트 등 전국 700여개 점포 가운데 200여개를 정리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매매 계약 체결 직후였던 2016년 롯데쇼핑 매출액은 22조9760억원, 영업이익은 9046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17조6328억원, 영업이익은 4279억원으로 급감했다.

롯데 측은 개발 사업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많은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며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다른 사업을 포함해 원점에서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해당 부지가 사유지로 넘어가기 때문에 개발을 놓고 롯데 측과 별도로 협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 농축산유통과 관계자는 "롯데의 자체적인 판단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우선 안전 확보 차원에서 가림막을 설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