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럼] 나는 대한민국을 믿는다
[제물포럼] 나는 대한민국을 믿는다
  • 남창섭
  • 승인 2020.0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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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섭 정치부장

# 주말에 들른 동네 대형마트. 일부 언론에서 생필품 품귀현상이 생겨 마트에 물건이 없다며 호들갑을 떨지만 실제는 약간 한산할 뿐 평소와 별반 다름없었다.

마스크로 무장한 시민들이 혹시라도 바이러스에 노출될까 카트 손잡이를 열심히 닦는 모습과 라면과 즉석밥을 잔뜩 쌓아놓은 모습 등이 이채롭다. 하지만 공포에 질려 급하게 생필품을 확보 전쟁을 벌이는 모습은 어디서도 볼 수가 없다.

다만 마스크 부족사태는 아쉽다. 결국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공공물량을 강제화해 우체국 등을 통해 마스크를 분출했다. 그랬더니 그동안 사라졌던 마스크가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 "연수구 보건소 야간선별진료에 자원했습니다. 처음이라 떨렸어요. 연수구 보건소 의료진이 완전 번아웃되어 있고, 대량 참사는 막아야겠고…. 신천지 신자들 전수 검사 중입니다. 고요했던 연수구에도 피할 수 없는 전운이 감돕니다.
주위에 개업하고 계신 다섯 분의 의사 분들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자기 요일마다 선별진료소로 달려갑니다. 인천 전 지역 보건소에 자원의사들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연수구에서 동네 의원을 개원하고 꾸준히 마을 공동체 운동을 펼쳐 온 권병기 원장의 이야기다. 주위 분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인천에서도 권 원장과 같이 보건소로 달려가는 의료진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 불과 30명에서 2주 만에 100배가 늘었다. 숫자로만 보면 패닉에 빠질 만도 하지만 실제 모습은 질서정연하고 의연하다. 이런 가운데 세계에서 유래 없는 방역정책이 대한민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확진자 대부분이 발생한 대구·경북을 중국 우한처럼 봉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구했을 뿐이다.

이 같은 기조는 국제관계에도 유지되고 있다. 보수야당과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지금도 중국인 입국금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당장의 방역활동에 별 도움이 안 되기에 시민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고, 외국 언론 또한 오히려 한국의 새로운 시도에 주목하고 있다. 또 하나는 거의 무제한 검사를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도 못했던 일이다. 현재 한국이 5만 명 넘게 검사하는 동안 미국은 400여명 정도, 일본은 2000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검사자 대비 확진자 비율도 미국과 일본이 10% 넘나드는 것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지금도 신천지 전 신도를 대상으로 검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지역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이유다. 1만 명 가까운 인천 신천지 신도들도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엄청난 규모다. 다행히 아직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새로운 방역정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성패는 시민들의 신뢰와 협조에 달렸다.
지난달 25일 확진판정을 받은 50대 문화해설사가 취한 행동이 좋은 예다. 도보 이동과 자율격리, 마스크·장갑 착용, 그리고 일지 기록까지 시민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수칙을 지켰다. 가족은 물론 접촉자 모두가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 완벽에 가까운 자기관리는 지역사회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사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쩌면 기적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세계 유례가 없는 새로운 국가방역 성공사례가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든다. 이제 마침표는 시민들 몫이다. 사람접촉 피하기, 손 씻기, 자율격리, 개인건강 지키기 등은 꼭 지켜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코로나19 방역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방역당국을, 목숨을 걸고 전염병과 싸우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진을 신뢰하고 적극 협조한다면 곧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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