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도요지 흔적 보존 지역 역사 교육
연간 40시간 학교·마을 주제 도예예술수업
악기·목공·영화 등 체험형 계절학교 운영
캠프 진행 학년별로 문제점 탐색·해결 경험

 

문화와 예술의 전통이 살아있는 조선백자 도요지에 위치한 광주분원초등학교.

분원초등학교는 98년 역사 위에 혁신학교 9년차를 맞았다.

학생중심, 현장중심의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100여명의 학생이 미래를 향한 꿈을 빚는 작지만 행복한 학교다.

특히 학생의 삶 속에서 자연을 즐기고 예술의 가치와 감수성을 느끼고 기르는 감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분원지역은 조선시대 200여년간 왕실에 진상하던 고급 백자를 구웠던 지역으로 광주조선백자 도요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사옹원 비석과 가마터, 백자 전시관이 있다.

분원초등학교 자체는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으로 도공의 혼과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전교사를 리모델링해 만들어진 분원백자자료관(경기도자박물관 부설)은 백자관 큐레이터의 이론과 실기수업으로 왕실백자와 분원지역의 전통을 교육한다.

폐교된 분교를 리모델링한 검천체험학습장에는 가마 등 20여점의 도구를 확보한 도예·목공체험실을 갖추고 '흙과 함께 빚고! 나무와 함께 다듬고!' 미술체험과 분원달빛아카데미 운영으로 광주지역 인근의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술꽃학교 사업

예술꽃학교 사업은 문화예술교육관광국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문화예술교육 운영의지가 높은 전국 400명 이하 소규모학교를 예술꽃학교로 선정해 공연, 음악, 시각, 통합예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최대 4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분원초등학교는 2019년 4월22일 70여명의 지역사회인사와 학부모 학생이 모여 예술꽃씨앗학교 현판식을 가졌다.

여기에서 예술꽃 씨앗학교의 취지, 의미 및 분원초등학교 문화예술교육과정을 안내했으며 예술꽃 씨앗학교의 효과적 운영을 위해 지역사회에 협조를 부탁했다.

예술꽃학교는 2008년 10개 학교를 시작으로 지난 2019년까지 전국 118개의 학교가 선정됐다.

분원초등학교는 10기 에술꽃학교로 2019년부터 도예교육을 중심으로 한 통합적인 예술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일취월장나날이발전하다 예술꽃 특화교육', '2021년 각양각색다양한 색깔을 내다 예술꽃 학교 정착', '2022년 위인지학다른이를 위해 공부하다 지역사회 확산' 등을 목표로 예술꽃학교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분원초등학교 김숙현 교장은 "학생들이 마을로 나아가 지역사회를 배우고 마을에 관심을 가지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씽킹 캠프

디자인씽킹 캠프는 학년별로 미리 찾은 문제를 강사와 교사들이 함께 수업지도안을 작성하면서 진행했다.

그리고 학교를 벗어나 퇴촌면 청소년야영장에서 1박2일 야영을 하면서 진지하게 문제해결의 전 과정을 경험하게 했다.

문제점 찾기-공감하기-문제정의-아이디어-프로토 공유 과정도 함께 체험했다.

학년별 주제는 선후배 사이 예의가 없다(3학년), 욕을 많이 사용한다(4학년), 복도에서 뛰어다닌다(5학년), 우리 마을 디자인하기(6학년)로 학생들이 생활하면서 느꼈던 문제점을 찾아 해결방안을 찾아갔다. 이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협동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도예예술교육

분원초등학교에서 10여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검천예술체험학습장은 분원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예술체험학습장으로 도예·목공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분원초등학교 학생은 연간 40시간 동안 학교·마을을 주제로 도예예술교육을 받는다.

자신의 생각을 흙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미적감수성을 함양하고 조형표현능력을 신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도자재단 소속 외부강사와 담임교사 팀티칭으로 분원 지명의 역사 탐구 및 분원 왕실 백자에 대해서 가마터의 원리, 깨어진 백자 복원하기, 지워진 도자 문양 되살리기 등 지역을 탐구하고 배우는 활동을 한다.

또한 분원초등학교는 합창, 오카리나 리코더, 풍물 연극, 사진 등 전문강사와의 협력 수업과 직조, 뜨개질, 목공, 사진, 염색, 한지, 화각, 영화 등 주기집중형 예술 과정을 깊이 있게 체험하는 계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1월 개최된 분원예술제에서 친구, 선후배가 협동과 배려의 과정을 경험하며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진정한 교육의 주체로서의 성취감을 경험하게 됐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사진제공=광주 분원초등학교
 


 

학생이 직접 교육과정·동아리 기획

 

▲ 교육나눔 행사.
▲ 교육나눔 행사.

분원초등학교의 또 다른 특색교육으로는 여백이 있는 학생 자율교육과정을 들 수 있다.

이는 교육의 주체인 '학생에게 자율과 여백을 주자'라는 개념이다.

그간 학교의 모든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학교교육과정은 국가와 학교가 짜 놓은 교육과정으로 정해진 학사일정과 시간표로 구성돼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은 스스로 시간을 구성할 자율성이 없다.

김숙현 교장은 "학생을 교육과정의 주체로 세우기 위해서 학생 스스로 교육과정을 짜보고, 조직해서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의미에서 학생자율교육과정과 같은 시간을 교육과정에 포함해 학생이 교육과정의 자율적 주체가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짜인 틀 속에서 교사가 가르치는 것을 배워야 하는 대상인 아이들이 배움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교육과정의 주인으로 세워진 것이다.

분원초등학교는 이를 위해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스스로 계획하고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기회와 자유를 보장했다.

교사는 학생들이 무슨 활동을 하는지, 어떻게 나누고 협력했는지 관찰하고 조력할 뿐이다.

월1회 마지막 주 수요일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스스로 자유롭게 다양한 예술활동을 기획, 운영, 체험하게 했다.

또한 학생자율 문화예술 동아리 운영을 함께 하게 했다.

교육활동 이후에는 '초등학교에서 학생 자율은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가?', '단순 놀이를 배움으로 볼 수 있는가?' 등을 논의했다.

교사협의회는 매월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하는 교육나눔 시간에 자율교육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
 

 


 

학교자치 실현으로 교육주체 동반성장 도모

 

▲ 김숙현 광주 분원초등학교 교장.
▲ 김숙현 광주 분원초등학교 교장.

 


소규모학교의 어려움을 극복 방안으로 시작한 혁신학교는 올해로 9년째를 맞고 있다.

혁신학교란 교사, 부모, 학생이 모두 성장하는 곳이며 분원초등학교는 배움과 배려로 함께 성장하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학교혁신의 바탕은 학교 민주주의다.

혁신학교란 민주적 학교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윤리적 생활공동체와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형성하고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이 자기 삶의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학교다.

혁신학교 경험을 통해 분원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마을이, 사회가 좋은 바탕이 돼야 하며 한 아이의 성장이 다른 아이의 성장과 함께 이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원초등학교가 혁신학교로서 가장 바탕에 두고 실천한 것은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만드는 일이었다.

자발적이고 협력적인 교사문화, 존중하고 배려하는 학생문화, 공동체성을 실천하는 학부모 문화를 일구기 위해 노력했다.

분원초등학교 학생들은 학생회 자체적 결정을 통해 학교 안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한다.

또한 월1회 전교생이 함께 참여하는 학생 다모임시간에는 생활하면서 느꼈던 문제점이나 지켜야 할 점을 이야기하고 결정한다.

그 시간에는 학생 삼무(三無) '욕·싸움·왕따 없기'에 대해 잘 지켜졌느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 아이들이 민주시민 교육을 경험하는 것이다.

김숙현 교장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라면서 "학교의 모든 활동은 학교민주주의의 바탕 위에서 실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원초등학교 학생들은 자율과 협력, 존중과 배려, 자연과 예술을 통해 감수성을 키우고 삶의 역량을 기름으로써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학교민주주의 문화를 만드는데 노력하고 계속 발전해 학교자치가 실현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