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군목 2년전 느티나무로
대추농가 반발 "원상 복귀를"
군정조정위 "내달 변경 심의"


최근 연천지역 대추 농가가 대추나무를 다시 군목(군을 상징하는 나무)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천이 대추 농사의 중심지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군이 40년이나 군목으로 쓰던 대추나무를 2년 전 갑작스레 느티나무로 바꿨다. 이후 생계에 타격을 입었다"며 "대추로 먹고사는 농가를 위해서라도 대추나무를 군목으로 다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7일 군에 따르면 1978년부터 사용한 군목 대추나무를 2018년 느티나무로 변경했다.

번식력이 강한 느티나무가 장수 고장이라는 연천 이미지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군은 군목 변경에 필요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공무원 등 378명의 의사만 물었다.

이러다 보니 실제 설문 참여 인원 중 느티나무를 군목으로 원한다는 응답은 40명에 그쳤다.

나머지 182명은 아예 바꾸지 않길 원한다고 답했다.

그래서 대추 농가 54곳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인천일보 2019년 4월3일자 8면>

이런 가운데 대추 농가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군을 상대로 군목 변경을 꾸준하게 요청했다.

대추작목반의 한 관계자는 "군이 2018년 군목을 바꿀 때 대추 농가와 주민들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대추나무를 군목으로 원상 복귀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자 군은 지난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군목 변경을 묻는 설문조사(총 639명 참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7%(495명)가 '느티나무와 대추나무를 함께 군목으로 쓰자'고 답했다.

'느티나무만 사용하자'는 응답은 20%(133명)에 그쳤다.

군은 다음달 2일 제2회 군정조정위원회를 열고 군목 변경 지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대추나무도 군목으로 다시 유지하자는 요청이 많아 변경 지정을 추진 중"이라며 "다만 코로나19로 군정조정위원회 상정·심의와 의회 사전 설명, 입법 계획 수립 등의 행정 절차가 다소 늦어질 순 있다"고 말했다.

/연천=김태훈·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