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 불안은 높아지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민폐가 되고 만나는 사람마다 건강을 염려하며 "밤새 열나지 마세요."라는 인사를 나눈다.

사람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상의 예방대책으로 학교 개학이 연기되었고 지역에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 어린이집은 한동안 문을 닫는다. 이런 상황에서 가정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50대 여성노동자는 고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위험하니 내일부터 한 달 동안 가사서비스를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갑작스럽게 일이 중단되면 당연히 임금도 받지 못해 생계를 책임지는 이 여성노동자는 막막하기만 하다. 가사노동자가 수시로 겪는 일이다. 비공식 노동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4대보험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가사노동자뿐만 아니라 여성노동자들이 집중적으로 일하고 있는 돌봄서비스 영역은 단시간 노동과 최저임금, 노동관계법 무풍지대 등 불안정한 고용은 상시적으로 여성노동자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아무리 경험이 쌓이고 숙련이 되어도 경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노동은 온전히 한 사람의 시민이 생산하는 노동으로 존중받기 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아도는 노동력 또는 가부장 사회에 존속된 노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여성노동의 가치는 여성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에서 충분하게 입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가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래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성별임금격차 국가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 발표한 2019년 8월 월 임금총액이 여성(202만원)은 남성(315만원)의 64.1%이고 남성정규직 임금(369만원)을 100이라고 할 때 여성비정규직(139만원)은 37.7%에 불과하다. 월평균 139만원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전체 여성노동자의 50.8%로 절반이 넘는다. 이러한 성별임금격차는 성별직종 분리 후 여성집중 직종에 저임금이 지급되며 여성들이 비정규직으로 고용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는 여성노동자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비정규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절규한다.
양극화된 노동시장 구조의 원인 중 경력단절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단순하게 경력단절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채용 성차별, 직종분리 업무배치,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에 부딪고 만다. 전 과정에 성차별이 일어나고 그 결과는 심각한 성별임금격차로 나타나고 결국은 고용이 단절되는 결과를 낳는다. 여성노동자들은 낮은 처우와 근로조건으로 인해 기본적인 생활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낮은 곳으로부터 인권 존중, 노동권 확보, 성평등 실현을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1908년 3월8일 미국 방직공장 여성노동자 1만5000명은 '빵과 장미'를 외치며 뉴욕의 롯지스 광장에 모여 투쟁했다. 이 날을 기리기 위해 1975년 UN은 '3·8 세계여성의날'로 지정했다.

102년이 지난 오늘,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해 여성노동자들도 우리의 요구를 담아 외치고 있다.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STOP 여성파업'이라고. … 여성노동자가 1일 8시간 중 3시간은 무급으로 일하는 것과 같은 성별임금격차! 해결책은 노동현장에서 불평등을 해소하고 구조적 차별을 제거해야 한다는 여성노동자들의 외침이 허공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정부의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인천의 여성들도 성평등 노동정책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2019년 주민참여예산 시계획형 여성분야 시민제안 사업 우선순위에서 '여성노동자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성평등 노동정책 추진'사업이 1위로 선정된 것이다. 노동정책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정책과제다.

인천광역시는 2019년 8월 조직개편으로 노동인권과를 신설하고 '인천광역시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하는 과정에 있다. 노동정책 기본계획과 실행계획에 분명하게 성평등 노동정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평등한 노동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성평등 노동 실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명숙 인천여성노동자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