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친환경 농업근간 위협
고삼저수지 훼손 시간 문제
발상 자체가 안성 우롱처사"
시·민·정계 거센 반대목소리
용인 "피해 최소화 방안 검토
주민공청회 열어 이견 조율"

 

▲ 안성시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오·폐수가 한천으로 방류될 경우 환경 오염뿐 아니라 친환경 산업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사업 부지와 인접한 한천은 용인시 원삼면에서 안성시 고삼면으로 흘러 고삼저수지와 안성천으로 연결돼 있다. 고삼저수지는 1500만t을 담수해서 3300만㎡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은 고삼저수지 전경 모습. /사진제공=안성시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오·폐수의 한천 방류와 관련해 안성시와 주민, 정치권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반면 용인시는 이른 시일 내 주민공청회 등을 열어 이견을 조율하자는 입장이다.

안성시는 지난 20일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초안)와 관련, 오·폐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부서별로 오·폐수 방출 관련 검토 내용과 주민 의견서(276건), 7270명의 서명부 등 반대 의견서를 용인시에 전달했다.

시는 의견서에서 "용인 반도체 산단 오·폐수의 한천 방류로 유천취수장 규제 해소 전제 조건인 수질개선이 어려워진다"면서 "오·폐수 방류는 안성시 농업의 근간인 친환경 생태계까지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천취수장은 평택시 유천동, 안성시 공도면 중복리, 건천리 일원 0.982㎢로, 1979년 지정된 평택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안성시는 현재 수질개선을 조건으로 평택시와 보호구역 해제를 논의 중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12월 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에 안성시를 포함해 줄 것을 경기도와 용인시, 한강유역환경청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6일 용인시가 제출한 반도체 산단 환경영향평가서(본안)에 대해 오·폐수 처리와 안성시 의견수렴 절차 생략 등을 이유로 반려했다.

안성시의회는 지난 10일 용인 산단의 오·폐수 방류 불가하다는 결의문을 채택한 데 이어 범시민안성시반대대책위가 지난 12일 정식으로 출범해 용인 산단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고삼면반대대책위원회 이봉재 위원장은 "오·폐수 방류로 고삼호수가 망가지는 것은 순식간이 될 것"이라며 "용인시에 있는 두창 저수지가 있는데도 안성시에 오·폐수를 방류하려는 발상 자체가 안성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국회의원 예비후보와 김보라 시장 예비후보 등도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시에 입지한 산단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는 용인시에서 처리하는 것이 맞다"며 "앞으로 오·폐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민들과 끝까지 행동을 같이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는 민간 개발방식으로 2024년까지 1조7904억원을 들여 용인시 원삼면 일원 448만4075㎡에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에 SK하이닉스가 2025년부터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D램 생산과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해 가동할 예정이다.

이 산업단지에서는 오·폐수(1일 평균 발생량 61만6725t) 중 37만t을 인근 한천으로 방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단지 사업 부지는 안성시 경계에서 6.5㎞ 떨어져 있다.

사업 부지와 인접한 한천은 용인시 원삼면에서 안성시 고삼면으로 흘러 고삼저수지와 안성천, 평택시로 연결돼 있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SK산단 처리수는 상류에서 하류로 방류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성지역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주민공청회를 열고 제기된 의견을 반영한 이행계획서를 한강유역청환경청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성=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