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7집 낸 시인·고교 국어교사
창립 46년만에 최초 직선제 당선
문인 권익·저작권 보호 등 목소리
정부 지원 등 통해 생계유지 최선

 

▲ 한국작가회의 첫 직선제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신현수 시인은 "문인들이 글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한국작가회의가 창립 46년만에 최초로 사무총장 직선제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 신현수 시인이 선출됐다.

신현수 시인은 인천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인천사람과문화, 인천문화재단,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을 활발히 했다. 그를 편집국에서 만나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최초 직선제, 조금 더 열린 문인단체를 향해

옥에 갇힌 김남주 시인의 석방 운동을 하던 문인들이 모여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만들었다. 이어 민족문화발전회의로 계속되던 단체가 지금의 한국작가회의다. 민족 민주주의 자유실천을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 대표 문인 단체로 전국에 12개 지회, 회원 3000명이 있다. 그동안 추대형식으로 이사장과 사무총장을 뽑던 한국작가회의는 사무총장만큼은 직선제 선출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조금 더 민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단체로 나가겠다는 구성원들의 의지에서 비롯됐죠. 하지만 선거라는 것이 어쨌든 경쟁이고 편이 나눠질 수 있고 조직의 분위기가 흐려질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문인단체까지 선거를 해야 하는가라는 한편의 의문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번 타자'로 당선이 된 것이 벅차기도 하지만 그만큼의 책임도 느낍니다."

그는 임기 2년동안 사무총장으로서 맡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문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저작권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일이다. 최근에 벌어진 이상문학상 사태때도 한국작가회의가 성명을 낸 바 있다. 이와 동시에 국민들이 한국작가회의에 대해 인식을 갖도록 홍보하기도 한다.

"권익 옹호가 중요한 과제이지만 이 권익에 따른 작가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 역시 중차대합니다. 사회현실에 눈을 감고 아무 관심 없이 글을 쓸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통해서든 직접 의사를 밝히든 어떤 경로로든 사회상을 반영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도 한국작가회의 집행부가 해야 할 사명입니다."


#7번째 시집 낸 시인이자 교사이자 활동가

1989년부터 고교 국어교사를 지낸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틈틈이 시를 썼다.

최근 7번째 시집 <천국의 하루>를 발표했다. 그에게는 "목욕탕에서 나와 바나나우유를 사 먹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카스테라를 사서 함께 '도전 골든벨'을 시청하는 것"이 천국의 하루다.

소박하고 꾸밈없는 그의 시 만큼이나 그는 문인들에게 소탈하게 다가서려 한다.

"문학이라는 노동은 기본적인 생계 유지를 할 수 없는 직업이죠. 문인들에게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보조 사업과 연결 하고 글 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매진할 겁니다. 어려운 길이지만 시인과 소설가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야겠죠."

올해 학교를 명예퇴직하는 그는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선출과 무관하게 계획을 세웠었다고 말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명퇴 신청을 했는데 그 이후 사무총장 후보 제의를 받게 됐습니다. 우연히 시기가 맞물렸네요."

중앙과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는 실정은 문학계도 마찬가지여서 지역의 문인들의 소외감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각 지회 회원들을 찾아가 함께 궁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의견을 경청하고 회원들의 열린 마음을 더하겠습니다. 작가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고 국민들에게도 인정받아 지구촌을 대표하는 문인단체로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 신현수 사무총장은
계간지 <시와 의식>(1985년 봄호)에 '서산 가는 길' 등 5편이 박희선, 김규동 시인에게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서산가는 길>, <처음처럼>, <이미혜>, <군자산의 약속>, <시간은 사랑이 지나가게 만든다더니>, <인천에 살기 위하여>, <천국의 하루>, 시전집으로 <신현수 시집(1985-2004)(상·하)> 시선집으로 <나는 좌파가 아니다> 등이 있다.

저서로 <선생님과 함께 읽는 한용운>, <시로 만나는 한국현대사>, <시로 쓰는 한국근대사. 1>, <시로 쓰는 한국근대사. 2>등이 있다.

현재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 이사장, 라오스방갈로초등학교를 돕는모임 상임대표로 일하고 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