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종합편성 라디오 사업자인 경기방송이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노조는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사측에 반발하고 있다.

경기방송 노조와 구성원들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24일 오후 노조에 "이사회에서 폐업을 결정했으며 3월 16일 주주총회를 열어서 최종 폐업하겠다"고 알렸다.

노조와 일부 구성원은 이번 통보가 어떠한 사전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구성원은 "폐업이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들을 정도로 일방적인 통보여서 이렇게 쉽게 폐업이 이뤄질 수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기방송의 한 간부는 "예산 상황이 너무 안 좋았던데다 개편안, 출입처 변경 등 내부 문제를 두고 사측과 노조 사이에 갈등이 심해 폐업 절차를 밟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기방송은 지난해 말 허가 유효 기간 만료를 앞두고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유효기간 4년의 조건부 재허가 승인을 받았다.

다만 방통위는 경기방송에 당시 전무이사 A씨를 방송사 경영에서 즉시 배제하고, 3개월 이내에 대표이사를 공개채용하고 사외이사와 감사 위원을 선임하는 등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라는 조건을 부과했다.

특히 일부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A씨의 경영권 전횡과 부적절한 이사회 운영 등을 이유로 재허가 거부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논의 끝에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측의 폐업 통보는 방통위가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