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동 건폐율' 확대 갈등
입체 진입로등 '특혜 소지'
폐기물시설 '민원성' 우려
양측 "원만 해결 노력할것"
▲ 오는 3월1일 개원하는 용인 세브란스병원 전경. /사진제공=용인시


107만 용인시민들의 숙원인 대형 종합병원 용인 세브란스병원이 다음달 1일 용인 동백에서 개원한다.

학교법인 연세대학교가 건립한 용인 세브란스병원은 기존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에 있던 용인 세브란스병원을 폐쇄하고 기흥구 동백죽전대로 363에 대규모로 신축, 개원하는 것이다.

신축 병원은 일요일 개원하는 만큼 일단 응급센터를 오후 2시부터 운영하고 다음 날인 2일부터 정식으로 외래진료를 시작한다.

하지만 개원을 앞두고 병원과 용인시간 불협화음이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병원 설립 과정과 양측간 갈등 상황에 대해 집중 분석해 본다.

◆현황

신축 용인세브란스병원은 7만4484㎡ 부지에 지하 4층·지상 13층(연면적 11만1633㎡) 규모로 건립됐다.

병원은 33개 진료과·462병상으로 개원한 뒤 추후 39개 진료과·708병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병원은 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내 최초로 입원의학과를 설치하고 24시간 입원전담의 배치와 내과, 외과, 신경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의 임상교수로 특별진료팀을 편성해 응급상황에 신속한 대응 및 입원기간 단축 등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퇴행성뇌질환센터나 심장혈관센터 등의 진료 특성화 전문센터를 운영하고, AI(인공지능) 기반 영상분석시스템과 초고속통신망 구축 등 5G 기반의 디지털 혁신병원 구현 계획도 제시했다.

◆경과

용인시는 2005년 연세대의료원과 의료사업 협약을 체결한 뒤 2008년 부지소유자가 사업 제안을 하자 자연녹지이던 해당부지를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012년 5월 건축허가 후 진입도로 개설을 위한 행정처리는 물론 토지보상 업무까지 대행하는 등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지원,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2014년 12월 연세의료원의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공사가 중단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대형종합병원 건립을 염원하는 시민들과 용인시, 지역 정치권이 함께 병원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았다.

시는 연세대 측의 재정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병원 인근에 16만7283㎡규모의 연세 의료 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도록 산단 물량을 배정하기도 했다.

또 역북동 용인세브란스병원 부지의 재개발이 가능하도록 용도지역 변경(업무지역→주거지역)을 해 주기도 했다.

당시 이 때문에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은 240%에서 250%로 높아졌고 특혜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민·관이 합심한 결과 연세의료원이 착공 8년 만에 개원하게 됐다.

용인시는 용인 세브란스병원이 개원하면 대형 종합병원이 없어 수원과 성남지역 병원을 찾아야 했던 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갈등 요인

우여곡절 끝에 개원 예정인 용인 세브란스병원과 용인시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시와 병원은 2005년 업무협약 이후 그동안 용인지역에 대형 종합병원을 건립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병원은 최근 용인시에 대한 다양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시가 협약 체결 때와는 달리 충분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병원이 용인시에 제시한 대표적인 요구사항은 1공구 병원동의 건폐율 확대다.

병원은 병원동의 건폐율을 높여야 기숙사와 교수연구동 등 병원 부대시설을 지을 수 있는데, 용인시가 건폐율을 높여주지 않아 직원들의 불편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병원은 약 600여명에 달하는 간호사들과 병원직원들의 숙소를 마련하지 못해 용인 내 대형 숙박시설을 장기 임차해 사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용인시는 현재 병원부지는 자연녹지로 건폐율이 모두 소진돼 현 부지에서 건폐율 조정은 불가능하다며, 병원이 의료산단을 추진하면 복합용지에 부대시설 건립이 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병원은 어정교 확장공사, 병원 진입로 T자형 입체도로 건설, 노선 버스 증설 등을 용인시에 요구하고 있으나 용인시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시는 어정교 확장공사(34억원)와 병원 진입로 입체도로 건설(66억원)에는 약 100억원 정도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 특혜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며 일축하고 있다.

또 병원은 최근 병원지하에 병원폐기물 멸균처리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이런 사실이 인근주민들에게 알려지면 민원 발생이 우려된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용인시도 의료산단 추진과 관련, 병원에 불만이 있다.

우선 시는 병원 인근 16만7283㎡에 들어설 연세의료복합산단 조성사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병원이 최근 소극적 입장을 보인다며 불편한 기색을 표하고 있다.

병원은 현재 산단 추진여부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병원은 현재 산단(16만7283㎡)은 당초 계획면적(20만8973㎡)보다 4만1690㎡이 줄어들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산단 사업부지가 감소한 것은 환경영향평가에서 내부도로의 서측을 보존하라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시는 병원에 산단 사업부지 면적 변경에 따른 사업계획서 제출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시는 현재도 세브란스 병원의 원만한 개원을 위해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병원과 앞으로도 계속된 협의를 통해 용인시가 지원할 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용인시와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가지 협의할 문제는 있지만, 원만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용인 세브란스병원의 성공 여부는 인근 거점 병원인 분당 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등과의 경쟁에서 얼마만큼 차별화된 병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게 지역 의료계의 중론이다.

/용인=김종성 기자 j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