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야생화단지 조성 생태학습 실시
삼덕공원·수리산 방문 체험활동 진행
6학년 학생 회의서 '존중어 쓰기' 결정
상호간 배려 가치 중시 학교문화 형성
학부모, 자발적 동아리 구성 정기모임
프로그램 계획·연구 통해 교육기부도
▲ 가족동반 수리산 생태체험 중 진행된 '족장뽑기콘테스트'

 

▲ 다모임 교실평화프로젝트에 참가한 안양서초등학교 학생들.

 

▲ 학교 안 자연물을 이용한 생태수업.

 

▲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안양서 꿈누리 예술제.

 

 


큰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 사회는 학교에 많은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창의적 사고역량을 바탕으로 올바른 인성을 가진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기대만큼 교육기관이 신뢰를 얻지 못했을 때 따가운 화살을 받는다.

안양서초등학교는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학생·학부모 상담, 교육과정 반성회 등을 통해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서로의 눈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빛나는 별을 찾았고, 교육공동체가 바라는 혁신학교의 모습을 함께 찾아 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안양서초등학교는 '사랑과 꿈을 키우는 행복한 우리 학교'라는 비전 아래에 백화점식으로 유행하고 있는 교육을 무조건 도입하기보다는 창의성·품성·감성을 기르기 위한 활동에 중점을 두고 교육활동을 운영한다.


▲생태학습

안양서초등학교는 수리산, 삼덕공원, 병목안 시민공원 등이 학교 주변에 위치하고 있고 학교 안에는 생태 텃밭과 야생화 단지 등이 조성돼있다.

특히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1년 장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5~6학년은 학교 텃밭을 이용해 기르고 싶은 식물을 직접 선택하고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으며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수확까지 하는 경험을 한다.

생태 프로젝트 참여한 6학년 학생은 "채소는 모두 마트에서 사기만 해서 잘 몰랐는데 제가 직접 식물을 길러보니 자라는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매년 5월1일에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하는 '사제동행 나들이'를 진행한다.

1, 2학년은 삼덕공원을, 3~6학년은 수리산을 등반하면서 야생화 관찰하기, 친구와 손잡고 관모봉 오르기, 수리산 그림 전시회, 삼덕공원의 나무 그리기 등 학년 수준에 맞는 다양한 생태체험교육은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학부모 생태 동아리 '바람소리'는 교육 기부로 학생들에게 생태 수업을 하고, 10월에는 '가족동반 수리산 생태체험'으로 학생뿐 아니라 가족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체험과 배움이 넘치는 생태체험교육은 마을과 교육이 하나가 되는 창의성·품성·감성을 함께 기를 수 있는 교육활동이다.


▲존중어의 일상화

안양서초등학교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도 민주적인 학교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 배려와 존중의 가치를 실천하는 존중어 사용을 하고 있다.

매년 3월 첫째 주에는 학년별로 학생 모두가 참여하는 다모임을 열어 배려하고 존중하는 학교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학생 스스로 지켜야 할 약속을 제안하고 토의·토론을 통해 가다듬은 후 학년 생활 약속으로 제정하고 있다.

이를 학년 게시판에 상시 게시해 누구나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했다.

다모임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평화로운 학교는 우리가 만든다고 생각해요.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선생님이나 친구에게 존중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진짜 어색하고 이상했지만, 이제는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친구를 만났을 때도 저절로 존중어가 나오고 있어요. 가끔 친구들끼리 서로 싸울 때도 존중어로 이야기하니까 화가 많이 났다가도 싸움이 잘 안되는 것 같아서 멈추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6학년 다모임 시간에 우리가 제안해서 결정한 존중어 쓰기, 친근한 목소리로 서로의 이름 불러주기, 화장으로 꾸미지 않은 솔직하고 바른 모습으로 복도를 통행하기로 한 약속을 잘 지킬거에요. 어른들이 6학년이 사춘기라고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요. 평화로운 6학년을 우리가 만들어보려구요"라고 말했다.

안양서초등학교는 배려와 존중의 가치를 중시하는 학교문화로 인해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민주주의 지수가 매년 경기도 평균을 웃도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학부모 동아리

안양서초등학교는 학교의 문턱이 높아 학교가 궁금해도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학부모님들을 위해 안양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학부모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구성해 20차시(40시간)의 교육을 이수했으며 학생들을 위한 학년별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학부모실을 마련해 정기 모임을 갖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학부모 생태 교육 동아리 '바람소리'는 매주 목요일 정기모임을 통해 현장 실습 프로그램 전문강사 초청 연수, 자체 연수 프로그램 등의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생태교육을 2시간씩 반별로 진행하고 안양서초등학교 학생과 인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연 15회 이상의 교육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예절 동아리 '예지', 인형극 동아리 '동글' 등을 운영한다.

전영자 교장은 "3개의 학부모 동아리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우리 학생들을 위해, 인근의 다른 교육기관까지 교육 기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우리 학교의 학부모님들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학교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학부모님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사진제공=안양서초등학교
 



학생 스스로 결정·행동하는 민주적 학교


 

▲ 모두가 하나되는 공동체 놀이.
▲ 모두가 하나되는 공동체 놀이.

 


매달 셋째 목요일 '안양서의회'
주요사항 논의·실천방법 탐색



학생들은 미래에 맞이할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해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를 적극적으로 믿어주는 가족에서 벗어나서 나와 다른 친구들, 선생님들이 공존하고 있는 학교라는 사회는 학생들의 눈높이에서는 커다란 파도를 헤쳐나가야 하는 작은 배의 처지와 비슷할 수 있다.

안양서초등학교는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존중받아야 할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고 누구나 주인공처럼 자신이 갖고 있는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치고 실패도 맛보면서 아픔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열어주고 있다.

특히 학생자치회는 매월 셋째 주 목요일마다 안양서의회를 열어 어린이를 위한 주요 활동을 정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기 위해 각반을 직접 찾아가기, 인근 대학생들과 주민들의 금연을 강조하는 캠페인, 누구나 즐겁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양심 축구공 운영, 내가 만드는 식단으로 모두가 건강해지길 바라는 내가 급식왕!, 학생들끼리 더 친해질 수 있는 보드 게임을 활용한 개교기념일 행사, 학교의 빛깔을 학생들도 찾을 수 있도록 학생 토론회 운영, 안양시의회를 직접 견학하고 가상 의회 체험 실시 등 학생들이 학교의 주인임을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그중에서도 임원들의 공약을 하나씩 실천해 가면서 매니페스토의 사회적 책임을 배울 수 있었던 점심시간을 활용한 알뜰 시장과 아침 등교 시간을 활용한 4~6학년 축구 토너먼트는 학생,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응원과 지지를 받았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com
 



새학기 교육주체 소통·협력 강화

 

▲ 전영자 안양서초등학교 교장.
▲ 전영자 안양서초등학교 교장.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에 학생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인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의 창의적 역량을 강조했다.

더불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인성을 중시하는 미래 교육을 위해 안양서초등학교에서는 2020학년도에도 다양한 노력을 계획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학생자치회, 학부모회, 교직원회 등의 학교 교육 3주체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주요 교육 활동에 대해 주체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기존의 시스템을 점검 및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학생 자치회는 복도의 자투리 공간을 재구조화하는 의견을 제시해 학생 쉼터로 조성했던 주체적인 경험을 갖고 있으며, 학부모회는 정기적인 학부모 다모임을 통해 학부모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 개별 적인 학부모와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교직원회 또한 교직원 다모임,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자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3주체 각자의 역할에서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민주적인 학교 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학교 자치로 나타날 수 있다.

전영자 교장은 "이제까지 이루어졌던 교육 활동이 주로 교사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계획되고 학생들이 참여만 하였다면 앞으로는 변화되어야 한다"며 "교육 활동의 주체는 학생이므로 그들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교사와 학부모가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우리가 말하는 미래 교육의 한 장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안양서초등학교는 교육 3주체가 각자의 역할을 알고 학생의 행복한 배움을 위해 주도적으로 함께 참여한다는 것이 모두의 행복이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특히 미래 교육을 위한 준비를 함께 하는 모습에서 학생들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