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출신 '빅3' 정치인들의 4·15 총선 공천 퍼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미추홀구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던 유정복 전 시장은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뜻에 따라 '남동구갑'으로 물러섰고, 안상수 의원은 험지로 분류되는 '계양구갑'으로 출사표를 다시 던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인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송영길 의원은 내리 4선을 지낸 지역구 '계양구을'에 안착한 듯 보인다.

20일 유정복 전 시장은 남동구 통합당 시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동구갑에 출마해 인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2주 전쯤 열린 미추홀구갑 출마 회견과 판박이 꼴이다. 당시에도 유 전 시장은 "민심 풍향계인 인천에서 유정복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기대를 외면할 수 없었다"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전날 통합당 공관위는 미추홀구갑을 전략 공천 지역구로 확정하고, 유 전 시장을 남동구갑 지역으로 우선 추천했다. 이대로라면 유 전 시장은 전략 공천 형태로 민주당 예비 후보인 맹성규 현역 의원과 맞붙을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인 맹 의원은 지난 2018년 보궐 선거로 당선됐다. 지난 13일 맹 의원은 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3선 관록의 안상수 의원은 계양구갑 지역구에 '셀프 이동'을 신청했다. 안 의원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20년간 민주당 의원이 줄곧 당선된 계양구갑에 출마한다"며 "인천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말했다. '텃밭'으로 꼽히던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을 안 의원이 떠난 것은 당내 공천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비춰진다.

계양구는 보수권에선 험지로 꼽힌다. 자유한국당 지역구 공천 신청 현황에서도 갑·을 지역구를 합해 2명만이 손을 들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유동수 의원이 '현역 프리미엄'을 업고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생각하지 못한 적수를 만나게 됐다. 

바로 옆 지역구인 계양구을에서의 전직 인천시장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계양구을 지역의 송영길 의원은 지역 최다선으로 이전까지 '컷오프 설'에 시달려왔으나 인천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송 의원은 "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공동선대위원장 겸 지역 위원장으로 임명됐다"며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풍향계인 인천에서 7석 이상의 결과를 내도록 뛰고 또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