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가습·공기정화식물
4억년 역사만큼 '적응력 갑'
밝은 실내에만 둬도 쑥쑥 커
물 좋아하니 흙은 촉촉하게

 

영화 '겨울왕국2'에서 엘사 일행이 북쪽 숲을 지날 쯤 붉은빛 이파리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 정체불명의 이파리들은 고생대 때 세계를 정복한 다년생 식물, 고사리다. '고사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도록 살아남은 생명체다. 무려 4억년의 시간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온 '고사리'. 이 가운데 실내에서 키우는 고사리, '아스플레니움'을 소개한다.

 

#천연가습기 '아스플레니움'

아스플레니움은 동남아시아, 호주, 폴리네시아, 인도 등이 원산지인 꼬리 고사리과의 양치식물이며, 전 세계적으로 약 700여종이 분포하고 있다. 로제트형(원형의 방사상 배열을 갖는 구조)을 이루는 잎의 가운데 모습이 새의 둥지와 닮았다고 해 bird's nest fern(둥지파초일엽)이라고 부른다.

시원하게 뻗는 긴 타원 모양의 잎이 원산지에서는 폭 10~20㎝, 길이 50~150㎝까지 자란다. 특히 연녹색의 광택 있는 큰 잎과 잎 뒤에 붙은 포자가 이국적인 분위기와 양치식물 특유의 원초적 자연미를 자아낸다. 이 식물은 회복력과 적응력이 좋은 편이라 고사리류 중에서 실내에서 키우기에 가장 적합한 식물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아비스(Asplenium nidus 'Avis'), 코브라(Asplenium nidus 'Cobra'), 사자골고사리(Asplenium nidus 'Crissie') 등의 재배종과 제주도 자생종인 파초일엽(Asplenium antiquum Makino) 등이 소개되고 있다. 정부는 파초일엽을 보호하기 위해 그 자생지인 제주도 섶섬을 천연기념물 제18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파초일엽은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으나 복원에 성공했다.
 

 

#원예사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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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현 現.유니스의 정원대표 現. 이풀실내정원 부관장

 

실내온도 20~26℃에서 잘 자라며, 추위에 약하므로 겨울철에도 10℃ 이상을 유지해 주어야 합니다. 햇빛이 직접 닿지 않는 실내의 밝은 곳을 좋아하므로 창가에 두되, 여름의 뜨거운 햇볕은 좋지 않으므로 강한 햇빛이 드는 남쪽이나 서쪽 창가라면 창가 바로 옆보다는 1~2m 떨어진 곳에서 키우도록 합니다.

습한 토양을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고사리류보다는 적응력이 좋아 약간의 물 마름은 견딜 수 있어 비교적 무난하게 키울 수 있는 식물입니다. 겉흙이 살짝 말랐을 때 물을 줘 토양을 촉촉하게 유지하도록 합니다. 습도 유지를 돕기 위해 바크(나무껍질)를 흙 위에 덮어주거나, 겨울철에는 가습기를 근처에 놓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스플레니움 이럴 때 좋아요

아스플레니움은 각종 건축자재나 가구류의 방부제, 접착제에서 발생하는 새집증후군의 주범 포름알데히드를 흡수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흡수한 포름알데히드는 이산화탄소로 전환 후 광합성을 하고 당, 유기산, 아미산 등으로 무독성화 하는 과정을 통해 포름알데히드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또한 증산 작용이 활발해 겨울철에는 천연 가습기의 역할도 하는 대표적인 공기정화 식물이다.


 

#식물 보고 동물 보고 '수예몽'

▲ 수예몽의 트레이드 마크 '스타 앵무새(작은 사진)'와 온실정원 모습. /사진제공=수예몽 공식 블로그
▲ 수예몽의 트레이드 마크 '스타 앵무새(작은 사진)'와 온실정원 모습. /사진제공=수예몽 공식 블로그

 


의왕의 백운호수 인근에 위치한 '수예몽'은 수려한 경관을 배경 삼아 온실 정원이 자리한 녹색 공간이다. 겨울철에도 사시사철 푸른 나무와 화초로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마치 정원으로 산책 나온 듯, 상쾌함이 느껴진다.
주로 허브 같은 실내 장식용 다육식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수예몽'에서는 직접 화초 구입이 가능하고 화초 가꾸기 팁도 얻을 수 있어 방문객들이 차를 마시기 위해 들렀다가 화초를 구입해 가는 일이 잦다.

공간 내 한편에는 수예몽의 '스타 앵무새'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오색 빛깔의 영리한 앵무새들은 예의 바른 인사를 전하거나 한껏 재주를 부리며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온실 정원에서는 단체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독자적으로 마련된 이 공간에서는 피톤치드를 내뿜는 정화식물을 함께 배치해 다양한 모임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온실 정원 밖으로는 작은 동물원을 연상시키듯, 각양각색의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수예몽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반려견인 테리와 두리, 수예몽 내 조성한 조류관에서는 공작새 등을 함께 키우고 있다.


카페 형태로 운영되는 수예몽에서는 수제청으로 만든 향긋한 차와 간단한 브런치 메뉴들도 맛볼 수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