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투자 지난해와 같은 규모…4월 돼야 부분 개방 가능할 듯
80년 만에 인천시민 품으로 돌아온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올해 정부가 535억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정부 투자는 연차별로 집행되는 토지 매입비에 그친다. 캠프마켓이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하려면 구체적 활용 계획을 마련하는 공론화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19일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발전종합계획 2020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전국 110개 사업에 국비 1553억원 등 총 1조2926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전종합계획에서 인천 캠프마켓 투자는 전체 사업의 첫머리에 올랐다. 캠프마켓을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정부가 올해 535억원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계획을 들여다보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없다. 정부가 투자하는 535억원은 캠프마켓 부지 매입비에 해당된다. 지난 2013년 이후 공원 부지(31만5120㎡) 매입비 4549억원, 도로 부지(2만5400㎡) 매입비 366억원 등 총 4915억원을 10년간 분납하는 금액이다. 지난해에도 국비(356억원)와 시비(179억원)을 합쳐 535억원이 부지 매입비로 투자됐다. 금액도, 국·시비 비율도 올해와 동일하다.

2022년까지로 예정된 캠프마켓 부지 매입비는 4915억원 가운데 지난해까지 3273억7500만원이 투입됐다. 집행률은 66.6%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캠프마켓의 '즉시 반환'을 발표했지만, 올해 발전종합계획에서 추가로 지원되는 사업은 없다. 정부는 올해 반환공여구역 개발사업으로 강원 춘천시 캠프페이지 시민복합공원 조성에 138억원, 주변지역 지원사업으로 경기 의정부시 행복두리센터 건립에 16억원 등을 투자한다.

캠프마켓의 역사·문화공원 조성은 1단계 북측구역의 토양오염 정화와 올 8월로 예정된 2단계 구역의 제빵공장 이전 이후에나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시는 비오염지로 알려진 1단계 남측구역에 안전시설을 설치한 뒤 오는 4월부터 부분 개방하려고 한다. 시가 시민 공론화로 활용 계획을 수립할 방침을 세운 가운데, 캠프마켓 부지에는 역사성을 살린 평화박물관, 한국대중음악자료원 건립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