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31일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주간 인구지수 현황을 살펴보면 인천의 주간 인구지수는 92.2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낮은 주간 인구지수는 인천의 낮 시간 인구 유출이 가장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직장과 학교를 다니기 위해 살고 있는 인천이 아닌 서울과 경기 등 타 시·도로 나가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수도권 경제권에 속한 인천은 서울·경기 지역과 경제·생활 전반이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특히 일자리를 찾아 기업들이 많은 서울과 경기 지역으로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일 것이다.

그동안의 도로 확충에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인구가 하루의 상당 시간을 출퇴근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음이 통계적으로 입증됐다고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편리하고 빠른 광역교통망의 확충에 대한 인천 시민들의 기대와 관심은 당연히 크고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27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됐을 때 300만 인천 시민 모두가 크게 환영한 바 있다.

또한 최근 경제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2호선 청라 연장선과 지난해 여름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착수 사업으로 최종 결정됐을 때 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쁨을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광역교통망 확충이 소비의 역외 유출을 보다 심화시킬 우려가 있어 지금부터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내 생산과 인구 유입 등 긍정적 효과도 있겠지만, KTX 등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인천과 더불어 대표적 소비유출형 도시인 대구와 울산의 쇼핑과 의료·교육 서비스 지출 등이 대규모로 수도권으로 이동됐다는 분석과 지하철 개통만으로도 인천의 부평 지역뿐 아니라 천안과 춘천 지역소비가 경쟁력이 강한 서울로 심각하게 유출됐던 경험을 감안할 때, 향후 GTX와 같은 영향력이 강한 광역교통망이 확충되면 별도의 보완 대책이 없는 한 인천 소비의 역외유출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비의 역외유출은 지역 내 소비 둔화에 이어 지역생산의 감소를 통해 베드타운화를 가속화하고, 그 결과 서울 등 수도권 타 지역에 대한 인천의 종속성을 더욱 강화해 지역경제의 침체와 왜소화를 가져올 수 있다.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소비의 역외유출을 최소화하려면 근본적으로 인천의 소비 유치 경쟁력이 서울과 경기에 비해 떨어지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울과 경기가 갖고 있지 못한 인천만의 공항경제권 구축, 항만을 이용한 크루즈산업 육성, 내항 재개발 등 해양 소비거점 조성, 인천의 지역적 특색을 살린 관광명소 개발 등 지역에 뿌리를 둔 지역 연계형 산업 육성이 중요하다.

또한 고부가가치의 강소기업형 첨단산업의 육성과 유치뿐 아니라 인천 시민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의료·교육·사회·레저·문화 공간 등 역내 정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광역교통망 확충이 소비의 역외유출을 심화시키지 않고 오히려 외지 소비의 역내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본 의원은 지난해 12월13일 제258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위와 같은 내용으로 광역교통망 확충에 따른 보완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그리고 인천연구원이 올해 기획연구 과제 중 하나로 'GTX-B 노선과 연계한 인천시 발전전략'을 선정했다고 한다.

아무쪼록 인천연구원은 교통물류 연구실의 연구진뿐 아니라, 도시기반연구실·도시경영연구실·지역경제연구실 연구진이 협업해 GTX-B 노선을 이용할 시민들의 편의 증진을 위한 대안 제시와 함께 서울로의 빨대 효과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내실화와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발전전략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