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는 게 편

 

▲ 불길(火+火)이 확 일어나도록 집(宮)안을 잘 다스리고 경영하는(營) 글자. /그림=소헌

 

박근혜 탄핵(2017.3) 이후 분열된 새누리당이 미래통합당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이른바 보수통합을 이루었다.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 의원들이 뭉쳐 무려 113석이나 차지하는 거대 야당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여기에 변칙적인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의 5석을 합쳐야 하니 실로 어마어마한 진영을 구축하게 되었다.

그들은 대오隊伍를 이루며 4·15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려 들것이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이른바 진보진영에서도 통합統合을 추진하고 있다는데, 본격적인 진영논리로 정치판이 끓어오르지 않을까 염려가 적지 않다.

진영陣營이란 전투를 하려고 군대가 진을 치고 있는 상태, 또는 서로 대립하고 있는 세력의 어느 한쪽 편을 의미한다.

정치에 있어 진영논리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여기며, 다른 조직의 이념은 무조건 그르다고 여겨 배척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집단이기주의에 묻혀 공정한 사회를 이룰 수 없게 된다.

흑구돈편(黑狗豚便) ‘검정개는 도야지 편이다라는 한자속담이다.

시커먼 겉모양이나 처지處地가 비슷하여 끼리끼리 어우러지는 것을 비유한다.

동족同族을 버리고 이익이 되는 집단에 편승하는 부류다. 같은 뜻을 가진 속담으로는 가재는 게 편이 있다.

 

[진 치다 / 무리 / 싸움]

(/)는 그 뿌리가 (고을 읍)(언덕 부)로서 쓰임이 다르다. 하지만 부수로 쓰일 때는 똑같은 글자로 사용된다. 따라서 원 글자를 알기 위해서는 오로지 위치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다른 글자의 오른편에 쓰는 ()은 고을, 마을, 도시, 나라 등 넓은지역과 관련된 뜻이 있고, 왼편에 쓰는 ()는 언덕, , 계단 등 비교적 좁은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은 군대가 언덕()에 방호벽을 쌓고 전차()를 진열시키며 진을 치는 모습을 나타낸다. 언덕()에 보따리()를 풀어 놓은 (베풀 진)과 혼동하지 말자.

 

 

[다스리다 / 경영하다 / 집 짓다]

​①(음률 려)는 사람의 등뼈가 연결된 모습이니, (집 궁)은 집() 안에 사람()이 사는 것이다.

()은 집()에서 밤새 불(+)을 밝히며 일하는 것이며

불길(+)이 확 일어나도록 집()안을 잘 다스리고 경영하는() 것이다.

 

이합집산離合集散의 정당, 탄핵을 부정하는 세력의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정치권 평가는 내버려 두자. 다만 미래통합당이 내세운 정강 중 북핵 위협 억지와 안보 우선 복합외교에 대해 묻겠다. 안보라는 미명하에 여전히 우리민족 보다도 미국 편에 서겠다는 것은 굴욕적인 사대주의 발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겠는가? 당신들의 미래는 무엇인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선거제를 개혁할 수 있다면 권한의 절반을 내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소망이었다. 정치가 한층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지역감정을 없애야 한다. 그래야 다 같이 행복할 수 있다. 정당색깔인 해피 핑크약속을 지키자.

 

▲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