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점' 찾던 평범한 아줌마 230㎞ 사하라 마라톤 완주기…"책 통해 많은 이들 용기 얻길"


"무기력한 삶에 대한 푸념보다는 사막을 지나듯 한계를 넘는 도전을 권하고 싶어요."

인천 연수구에 사는 임희선 작가('차라리 사막을 달리는 건 어때?'의 저자)는 사하라 사막 230㎞를 뛰는 마라톤을 완주하기 전까지 평범한 아줌마였다. 마라톤 대회 출전은 물론 동네 한 바퀴를 제대로 뛰어 본 기억도 없었다. 임 작가에게도 오랜 시간 마음에 품고 있던 말 못 할 어려움과 고난은 있었다. 삶의 전환점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기로 했다.

"마라톤과는 거리가 먼 제가 하던 일까지 그만두고 사하라에 간다고 하니 주변에서 모두 말렸어요. 국내에서 '모로코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출전한 이들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고 대회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어려웠죠."

임 작가는 마라톤 출전 정보를 찾고자 수소문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흔쾌히 마음을 열고 경험담을 들려줄 것 같았던 이들은 냉랭했다. 그가 마라톤 완주에 성공하면 책을 쓰겠다는 결심을 한 이유는 본인과 같은 처지에 놓인 누군가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운이 좋게 마라톤 출전 경험이 있는 분들의 모임에 들어가게 됐고 순탄하게 대회 준비를 했어요. 완주는 쉽지 않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사하라까지 갔으니 완주를 목표로 굳은 의지를 갖고 떠났죠."

일주일간 진행되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의 출전자 중에는 풀코스 마라톤을 100회 이상 뛴 전문 마라토너들도 있었다. 굳은 의지와 포부로 대회에 출전했지만 임 작가에게 마라톤을 뛰는 하루하루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나날이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모래 언덕을 넘을 때면 의식마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 속에서 삶의 여유를 배울 수 있었다.

"사하라 사막에서 만난 모래 언덕은 제가 가진 한계점 같았어요. 사하라에 오기 전까지 모래 언덕을 극복하지 못하고 너무 오래 서성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라톤 완주를 계기로 제 삶을 옭아매던 것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 같아요."

임 작가의 지난해 4월 모로코 사하라 사막 마라톤 완주기를 쓴 책 <차라리 사막을 달리는 건 어때?>에는 생애 최대 격전지 사하라에서 혹독한 성장통을 겪은 경험담과 함께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하라를 돌아보길 바라는 그의 진심이 담겼다.

"제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보통의 사람도 마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마주하기 어려운 한계를 극복한다면 삶의 여유를 되찾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