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공촌정수장 고도 정수 처리 시설 공사를 마치고 준공식이 열렸다. 박남춘 인천시장, 김종인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 등이 참석해 미추홀 참물을 시음했다. /사진제공=인천시

 


-깐깐한 수돗물로 …

2024년까지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
노후·불량 수도관로 교체도
시민평가단 운영 음용테스트 진행


-스마트한 수돗물로 …

실시간 수질관리 가능한 인프라 구축
상수도 원격검침 원거리까지 확대
지역별 요금제 등 원수 제도 개선도



"'그냥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이 아니라 '누구나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위해 인천시와 시민 모두가 힘을 모을 때입니다."

1년도 안된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 적수 사태 해결 즈음 박남춘 인천시장이 직접 시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아직 인천시민들은 물 관련 시 행정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시민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그에 합당한 처방과 시간이 필요하다.

'미추홀참물'의 첨병인 인천상수도사업본부는 '더 좋은 수돗물' 앞에 24시간 분주하다. 믿고 마실 수 있는 미추홀참물은 곧 '더 좋은 인천'의 표본이기 때문이다.

'다시 태어나는 미추홀 참물, 시민의 사랑으로'는 2020년 인천상수도사업본부의 비전이다.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 이후 300만 인천시민 모두가 믿고 마시는 수돗물을 만들겠다는 상수도본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상수도본부는 올해 목표를 '건강하게, 안전하게, 편리하게 미추홀 참물'을 잡고, 4가지 전략 과제와 함께 14개 세부 실천 계획을 제시했다.

우선 상수도본부는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생산·공급'에 집중한다.

수돗물 품질 개선을 위해 상수도본부는 2024년까지 인천 정수장 4곳 모두에 고도정수 처리 시설을 도입한다.

고도정수 처리 시설은 일반적인 공정으로는 제거되지 않는 맛·냄새 물질을 처리하는 시설을 가리킨다.

오존 산화, 활성탄 흡착 처리 등이 대표적인 공정 방식이다. 지난 2013년 부평정수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 공촌정수장 활성탄 설치 공사가 마무리됐다.

올해 7월 시작되는 수산정수장 공사에 이어 내년에는 남동정수장 공사를 착수하게 된다.

이와 함께 상수도본부는 올해 417억5000만원을 들여 노후·불량 수도관로를 교체하고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장기적으로는 2025년까지 노후관 세척, 세관 공사 등을 추진해 상수관망 관리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여전히 물 보급율이 낮은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급수 공급 인프라를 확충하고, 식수원을 개발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상수도본부는 두 번째 전략 과제로 실시간으로 수질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물 관리 고도화'를 내세웠다.
주요 지점에 스마트 관측계를 설치하는 인프라 구축과 함께 상수도 관리 시스템(GIS)을 고도화한다.

중구 운서동·운북동, 강화군 교동면 등에 설치된 상수도 원격검침 시스템을 다른 원거리 지역까지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상수도본부는 시민들의 수돗물 신뢰 회복에도 나선다. 시민 120명이 참여하는 수돗물 평가단을 운영하고 미추홀 참물 블라인드 테스트와 같은 음용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돗물 수질 정보를 공개하는 동시에 적수 사태와 같은 문제 발생시 알릴 수 있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한다.

자체적으로 안심 민원 기동반을 운영하는 등 시민 수돗물 민원에도 적극 대응한다.

마지막 전략 과제인 '경영관리 효율화'를 목표로 원수 요금 제도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인천은 매년 원수비로 한국수자원공사에 500억원을 납부하는 등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

상수도본부는 상수도 요금 제도의 적정성을 파악하고 지역별 요금제 도입, 초과 요금 면제 등 다각적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내부 조직 개편과 상수도혁신위원회 혁신과제 중점적 추진 등도 세부 과제의 일부이다.

박영길 인천상수도사업본부장은 "상수도본부가 제시한 실천 계획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신뢰 회복이라고 생각한다"며 "2020년에는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시민의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는, 미추홀 참물'이 되도록 전 직원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상수도행정 투명성 높여 세계최고 '미추홀참물'로 도약"

▲ 박영길 인천상수도사업본부장

 

-박영길 인천상수도사업본부장 인터뷰


"면목 없습니다. 세계 최고의 수돗물인 미추홀 참물로 300만 인천 시민들께 우뚝 서겠습니다."

2019년 5월 말. 수도꼭지에서 붉은 물이 쏟아졌다. 예상 못한 사태에 인천시는 우왕좌왕 행정의 단면을 드러냈으며 300만 인천시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시가 엄두도 못낸 사태 원인과 해결책 마련에는 환경부가 팔을 걷었다. 인천의 환경·시민단체는 불만 가득 찬 시민 목소리를 대변했다.

사태가 한창이던 6월, 장기 연수 중이던 박영길 인천상수도사업본부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 때 박 본부장은 다짐했다. '인천시 상수도 행정은 절대 투명해야 한다. 미추홀 참물에 대한 시민 신뢰가 최우선이다'.

18일 일명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는 80여일 만에 일단락됐지만 박 본부장은 여전히 인천 시민 앞에 "송구스럽습니다. 죄송합니다"를 연신 말한다.

박 본부장은 "지난해 발생한 수질 사고는 표면적으로는 마무리 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우리 스스로 개혁해 나가고 발전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며 800여 인천상수도사업본부 직원과 함께 더욱 고삐를 좼다.

시민들이 믿고 마시는 것은 물론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미추홀 참물의 신뢰도 향상을 이뤄내야 한다.
적수사태 이전으로, 아니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을 때까지 인천상수도사업본부의 개혁은 24시간 진행형이다.

지난해 10월 인천 상수도혁신위원회가 구성됐다. 민관 협의체로 구성된 이들은 7대 단기혁신과제와 함께 31개 세부과제가 세웠다.

수도 관망관리 강화, 관로연구 기능 확대, 급수계통상의 수질 정보 분석, 수질 정보 조기경보시스템 구축부터 관세척 시범사업, 정기적인 소화전 방류, 상수도 관로 231㎞에 대한 공공 측량 등이다.

실시간으로 수질을 관측하는 스마트 시스템 도입도 최고의 미추홀 참물이 되기 위한 과정이다.

박 본부장은 "무엇보다 인천상수도사업본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라며 "내년까지 인천 정수장 4곳 모두에 기존 시설로 걸러지지 않는 유기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처리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시민들이 상수도 정책을 믿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적수 사태의 시발점인 공촌 정수장 수계 전환 매뉴얼 작성을 비롯해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도 나서고 있다.

박 본부장은 "급수 관련 지침을 개정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2019년도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사업 과제'에서도 수계전환 작업지원과 위기관리 매뉴얼 등을 만들고 있으며, 수돗물 수질 이상 여부를 현장에서 신속 탐지할 수 있는 보급형 수질 키트 개발 등을 진행 중이다"고 강조했다.

또 "시민 분노는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시민 신뢰가 깨진 것은 참기 힘든 시련"이라며 "불량관, 노후관을 차근차근 고쳐 나가는 진솔한 인천 상수도 행정으로 300만 시민들께 한발씩 다가 서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주영·김은희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