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지'만 알면 당신도 손맛장인
▲ 사민 노스랏 지음, 웬디 맥노튼 그림, 제효명 옮김, 한글 캘리그래피 황의정, 세미콜론, 470쪽, 3만3000원

"여러분도 요리를 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주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수 있다고 나는 약속한다. 이렇게 장담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시작하면서' 5쪽)

적당량으로 쓴맛을 최소화하고 단맛의 균형을 잡는 '소금', 풍미를 높이고 식감을 풍부하게 하는 요리의 매개체 '지방', 맛의 균형을 잡고 군침 고이게 만드는 기분 좋은 신맛의 '산', 다양한 풍미와 식재료의 질감에 변형을 일으키는 '열'.

미국의 요리사이자 강사, 저술가인 사민 노스랏이 쓴 <소금 지방 산 열(salt fat acid heat)>은 요리의 기본 원리를 친절하고 쉽게 알려주고 음식을 보다 맛있게 만드는 네가지 요소를 심도있게 파헤친다.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소금, 지방, 산, 열 개별의 특성을 하나하나 자세히 소개한다. 단순한 이론 위주의 따분한 설명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주방에서 혹은 수업을 들으며 보고 듣고 겪은 일화를 곁들여 알기 쉽게 풀어낸다.
2부에서는 1부에서 설명한 것들을 토대로 실전에 응용하는 길잡이가 되어 줄 활용 만점 레시피와 각종 권장 사항이 정리되어 있다. 일반적인 요리책에서 레시피를 소개하는 방식과는 달리, 소금, 지방, 산, 열을 설명하면서 밝힌 원칙과 교훈이 반영된 순서로 구성했다.

'닭을 맛있게 먹는 열세 가지 방법', '골치 아픈 닭 손질을 몇 단계 만에 간단히 끝내는 법' 등 재료 선택이나 간단한 손질 요령부터 기본 재료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요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샐러드, 채소 요리, 수프, 파스타, 달걀을 이용한 요리, 생선 요리, 닭 요리, 육류 요리, 그리고 디저트는 물론, 소스, 육수와 같은 밑준비 재료에 대한 설명과 레시피도 상세하다.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거의 모두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에 이란계 미국인 작가의 특성이 살아 있는 페르시아식 쌀밥, 아다스 폴로 등의 이색적인 음식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요리책이지만 음식 사진은 한 장도 없다. 요리에 관해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고, 충분히 시도하고 실패를 거듭해 보기를 원하는 메시지를 사민 노스랏은 전하고 있다. 독자는 자연스레 훌륭한 요리는 '왜' 만들어야 하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요리는 즐거워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고, 함께 먹을 때 생기는 크고 작은 즐거움을 마음껏 즐기자!" ('이 책의 활용법' 12쪽)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