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와 연수구가 불법광고물을 뿌리 뽑고자 지역 최초로 시도한 '폭탄전화' 돌리기가 시행 한 달 만에 효과를 내고 있다.

지속적인 전화에 지친 광고업자들이 구청에 직접 방문하거나 연락해 광고물을 철거하겠다고 자진 통보하는 사례가 늘었다.

미추홀구와 연수구는 지난달부터 불법광고물 문제 해결을 위해 폭탄전화 운영을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자동 발신 시스템인 폭탄전화는 불법광고물에 적힌 번호로 옥외광고물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와 계도 메시지를 담은 자동 전화를 지속적으로 걸어 번호 사용을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시스템을 통해 20~60분마다 광고업체에 수시로 전화가 간다.

연수구의 경우 대부업과 성매매 불법광고물에 대해서는 24시간 전화를 돌리고 있다. 그동안 현수막 수거보상제 등을 운영했던 미추홀구는 불법광고물을 근절하겠다는 목표로 폭탄전화 운영에 나섰다. 지난 한 달간 총 16만4841건의 폭탄전화를 돌린 결과 2802건에 대해 계고 통보를 했다. 대포폰 등의 이유로 연결이 닿지 않은 번호가 8만여건, 통화 중인 경우가 2만966건으로 집계됐다. 연수구는 최근 집계 결과에 따르면 발신 91건 중 계도 실적은 14건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단속의 눈을 피해 불법을 자행했던 일부 광고업체들은 폭탄전화에 지쳐 구청을 방문, 계고 통보를 받고 또 다시 불법광고물을 게시하면 법적인 소송과 과태료 부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했다.

불법광고물은 주택가와 거리에 뿌려지거나 게시돼 도시 미관을 해치는 문제와 함께 주민들을 사채 등 불법적인 유혹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

폭탄전화 돌리기는 민원 업무에 시달렸던 담당자들의 고충도 해결하고 있다. 현장에 직접 나가 불법광고물을 눈으로 확인하고 수거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든 것이다.

미추홀구 도시경관과 관계자는 "광고업자를 추적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불법광고물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인들의 공격도 감당하기 힘든 부분 중 하나였다"며 "폭탄전화 운영을 통해 업무의 버거움을 조금은 덜어 효율적인 단속과 적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