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반대 주민들 "근본적 찬성, 설명회 없이 용도 변경" 이전 요구
청년 창업지원시설과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창업마을 드림촌'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인근 시유지로 사업 부지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설계 단계에 멈춰서며 이달 착공이 무산된 상황에서 인천시는 "부지를 변경하면 사업 자체가 표류할 수밖에 없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17일 SK스카이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주민 300여명은 지난 15일 열린 인천시와의 간담회에서 창업마을 드림촌 사업 부지를 유휴 시유지인 미추홀구 용현동 667번지(5724㎡)로 변경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청년창업센터 조성에는 근본적으로 찬성하나 주민 설명회 없이 날치기로 용도 변경해 추진되는 청년임대주택 200호 건립 계획에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민들이 대안 부지로 지목한 곳은 기존 사업 예정지인 용현동 664-3번지(7617.5㎡)와 500여m 떨어진 인하대학교 옆 나대지다. 시가 인하대 인근에 구상하던 창업시설 '용현 트리플C' 계획에 포함된 땅이었으나, 지난해 국토교통부 공모 사업에서 탈락했다. 시는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주변 거점개발 사업화 방안' 연구용역을 통해 이 부지의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시는 창업마을 드림촌 부지를 바꾸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사업지를 변경하려면 국토부와 재협의가 필요하다. 행정절차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이미 수차례 사업이 지연돼 더 이상의 계획 변경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앞서 시는 2018년부터 인하대 인근 아파트 옆 부지에 연면적 6600㎡ 규모의 창업지원시설과 청년 창업인들이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 200호를 짓는 창업마을 드림촌 사업을 추진했다. 총 사업비는 570억원이며 국토교통부 청년창업주택 공모 사업으로 국비 220억원을 이미 확보했다. 하지만 2021년 건립을 마치겠다는 기존 계획과 달리 인근 주민 반발로 드림촌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시설계 단계에서 멈춘 상태다.

권영현 시 청년정책과장은 "드림촌은 기본계획 변경, 주민 반대 등으로 착공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 부지 변경은 사업을 중단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토론회 등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