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기부활동 이어 조직 내 자선분위기 형성 노력
▲ 권왕훈 인천서부경찰서 형사과장.


"1% 기부로 사람들을 웃게 할 수 있다면 언제까지나 이어갈 것입니다."

14만3000원. 권왕훈 인천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이 매달 기부하는 금액이다.

권 과장은 32년 7개월 동안 소액 기부를 해왔다. 인천 경찰들 사이에서 권 과장은 소문난 기부 천사로 알려져 있다. 긴 시간 동안 한 달도 빠지지 않고 기부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 기부한 날은 1987년 5월4일이다. 당시 부평경찰종합학교에 다니던 동료와 함께 SOS어린이마을을 찾아 기부를 하기 시작했다.

"월급을 받고선 동료와 함께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향했던 곳이 SOS어린이마을이었어요. 미혼모 여성들이 부모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에 감동받아 소액이지만 급여의 일정 부분을 기부하고자 마음먹었던 게 지금까지 왔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던 기부가 그에겐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러운 일이 돼 버렸다.

그는 SOS어린이마을을 시작으로 소액기부 대상지를 점차 늘렸다. 현재 10군데에 기부를 하고 있다.

"좋은 일은 다른 사람을 웃게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기부는 제가 하는 일에 원동력이 됩니다. 보람과 함께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해주는 것 같아요. 작지만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러 곳에 기부를 하게 됐습니다."

그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알게 해야 한다'라는 신조를 갖고 경찰 내부에 기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 발령받은 서부경찰서 내에서도 소액기부의 긍정적인 힘을 알리고 있다.

"서부경찰서엔 덕이 많은 서장님과 열정 있는 후배 경찰들이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주민을 위한 서부경찰서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후배들에게 현장 노하우와 함께 기부 경험을 나누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년이 3년밖에 남지 않은 권 과장은 정년 이후에도 기부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한다.

"앞으로 받게 될 연금 일부도 기부할 계획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기부를 통해 마음속 에너지를 키우는 나무를 가꾸길 바랍니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