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의 연세대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이 진을 빼고 있다. 곧 들어설듯 소문이 무성하다가 잠잠해지는 패턴이 10년이 넘게 반복되고 때문이다. 따라서 15만4802명(외국인 3522명)에 달하는 송도 주민들은 종합병원이 하나도 없는 데 따른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외자유치에 걸림돌이 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외국인들은 의료 서비스와 자녀 교육문제를 정주여건의 1순위로 여긴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이 처음 거론된 것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1월 인천시가 연세대에 송도 5·7공구 92만㎡를 공급해 연세대 국제캠퍼스를 설립하기로 협약을 맺었을 때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국제캠퍼스 내 8만5000㎡에 설립하기로 약정됐다.

4년이 지난 2010년 연세의료원은 송도세브란스병원을 신설하기로 인천시와 정식으로 협약을 맺었으나 병원 건립은 계속 늦어졌다. 2018년 3월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 협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고, 이에 병원 설립 의지를 의심한 인천시가 로드맵 제출을 요구하자 연세대 측은 지난해 4월 '2020년 착공, 2024년 준공' 일정을 제시했다.

이런 와중에 연세대는 지난주 연수구와 '상호협력 및 공동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2026년까지 800병상 규모의 송도세브란스병원을 개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2022년 착공을 위해 올해 안으로 병원 설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슬그머니 지난해 내놓은 로드맵보다 착공, 준공이 2년씩 늘어났다.

더 이상한 것은 연세대가 연수구와 다른 사안의 협약을 맺으면서 병원 문제를 거론했다는 점이다. 송도세브란스병원 협약 당사자는 연세대와 인천시다. 그런데도 인천시에는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보고 해당 내용을 비로소 알았다"고 말했다. 계속 비정상과 번복의 연속이다. 때문에 연세대가 이번에 약속한 '2022년 착공'도 그때 가봐야 안다는 회의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의심이 의심을 낳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연세대 측이 '양치기 소년'을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