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시사 직격‘

KBS 1TV ‘시사 직격‘ 18회에서는 ‘헬퍼 - 거리 청소년 잔혹사‘를 주제로, 헬퍼들과 가출 청소년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태를 들여다본다.

한 해 길거리를 떠도는 아이들, 약 12만 명. 제각기 다른 사정으로 집을 나온 아이들은 가출 초기, 아파트 비상구 계단과 피시방 등에서 밤을 보낸다. 

하지만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오면 아이들은 SNS를 통해 일명 ‘헬퍼’를 찾는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먹여주고, 재워준다는 ‘헬퍼’의 정체는 무엇일까? 

 

■ 매일 밤, ‘헬퍼’를 찾는 아이들  

지난해 11월, 한 쇼핑몰 앞에서 15세 소녀 윤서(가명)를 만났다. 추운 겨울밤을 보내기 위해 익숙한 듯 비상구 계단을 찾아가는 윤서는 SNS에서 도움을 준다는 ‘헬퍼’를 찾고 있었다. 

”인천 21세 남 헬퍼, 도움드립니다.“ ”투룸이고 방 하나 남아요. 가출한 여자분들 와서 지내세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을 재워주겠다는 헬퍼들. 아이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수상한 도움의 손길에 매달리고 있었다. 집을 나온 아이들이 간절하게 찾고 있는 ‘헬퍼’는 어떤 이들일까?  

 

■ 헬퍼의 집, ‘성범죄의 온상’

제작진은 가출한 아이로 위장해 헬퍼들을 만나봤다. 여주에서 만난 헬퍼는 숙식을 제공받는 대신 성관계 또는 청소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심지어 현재 17세 여고생과 함께 사는 중이라는 그는 왜 계속해서 가출 소녀들을 찾는 걸까?  

또 다른 헬퍼를 만나던 중 우리는 한 헬퍼가 직접 운영하는 오피스텔 성매매 현장을 포착했다. 이들은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을 끌어들여 노래방 도우미, 마사지 등의 일을 시키고 있었다.   

“본인이 나 믿고 일하면 한 달에 돈 천 이상은 벌 수 있어요. 1억 벌고 나간 애도 있고“ - 평택에 거주하는 헬퍼 


■ 가출한 아이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문, ‘헬퍼’

지난 2015년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가출한 여중생이 조건만남을 하다 살해당했다. 아이에게 성매매를 시킨 건 헬퍼들. 아이를 잠시 돌봐줬다는 한 헬퍼는 대부분의 헬퍼들이 여자아이들에게 조건 만남을 시키거나 감금, 폭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작년 6월, 야산에서 17세 소년이 백골로 발견됐다. 

피해자인 승호(가명)는 집을 나온 뒤 헬퍼의 집에 머물렀지만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됐다. 백골로 돌아온 승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헬퍼들한테 쫓긴다고 했어요. 가출한 애들 약점을 잡아서 이용하는 헬퍼들이라고 했어요.” - 승호 친구 이성준(21세)

“헬퍼들이 범죄 수법을 알려줘요. 그럼 가출한 애들은 따라서 해요. 돈이 없으니까.”- 가출 1년째 김 군(17세)


부모도 찾지 않는 아이들을 범죄에 이용한다는 헬퍼. 결국 아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범죄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 갈 곳 없는 아이들과 이들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헬퍼’들의 위험한 관계는 14일 밤 10시 KBS1TV '시사직격'에서 방송된다. 

/정유진 기자 online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