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기엔 둔하고 어리석어도, 가끔씩 판을 벌인 사람들이 놀랄만한 성과를 거둔 경우를 접하곤 한다. 이들 대부분은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하리란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세상을 바꿀만한 큰 일도 작은 일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를 가지고 계속 노력하면 마침내 이룰 수 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이나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 '우공이산(愚公移山)' 얘기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어렵다고 여겼던 일을 굳건하게 밀어붙여 신화로 남긴 사람을 꼽는다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대표적이다. 아직도 그의 명언으로 남아있는 "이봐, 해보기나 했어?"라는 말은 우리에게 도전하는 자가 아름답단 것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기발한 노력을 극적으로 보여준 게 서산 천수만 간척사업이다. 당시 물막이 공사에선 마지막 남은 270m 구간이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집채만 한 바위도 순식간에 물살에 휩쓸려 내려갔다. 정주영 회장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였던 폐유조선을 그곳에 가라앉히고 물줄기의 힘을 줄였다. 고철에 불과했던 폐유조선이 간척사업의 위기를 성공으로 바꾼 도구가 된 것이다.

최근 남동구에서도 지역주민과 공무원들의 노력이 쌓여 놀랄만한 성과를 낸 일이 있다. 남동구는 올해 인천지역 10개 군·구 행정실적 종합평가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구청장을 맡고 난 후 2년 연속 1위를 한 것이라 의미를 더했다. 남동구는 27개 시책 중 25개 사업이 모두 1~3위 안에 포함되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구민들과 직원이 하나가 돼 이뤄낸 뜻깊은 결과물이라고 본다.

1위를 하기까지 담당 공무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감사할 따름이다. 특히 시책사업 중 환경분야에서의 1위는 더욱 의미를 더했다. 순위권 안에 들어있던 다른 지자체들은 환경 관련 부서가 보통 2~3개로 구성돼 있는 반면, 1위를 한 남동구는 1개 부서에 불과해 악조건 속에서 분투했던 이들의 노고를 짐작할 수 있었다. 2년 연속 1위를 한 '교통안전 문화 정착 시책사업 추진'에선 매월 관계자들과 함께 스쿨존 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어린이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지도를 한 것이 높게 평가를 받았다. 더욱이 보건복지분야뿐 아니라 여성·가족과 문화·체육분야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지역과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단 것을 보여준 사례라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어쩌다 운이 좋아 그렇게 된 것 아니냐고 말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남동구가 인천에서 가장 살기 좋고 행복한 도시가 되기까지는 남동구민과 공무원들의 땀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앞으로도 주민과 소통하며 발로 뛰는 행정으로 보답할 생각이다. 희망이 넘치는 남동구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지역주민의 행복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지름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빛나는 다이아몬드도 거친 원석에 수천 번의 손길을 불어넣어 다듬어야만 보석으로 변신한다. 이제 남동구는 빛나는 보석이 되고 있다.

이강호 인천 남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