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탁 계양구청 양궁팀 주장, 장학재단에 500만원 쾌척 화제
▲ 한우탁 계양구청 양궁팀 주장.

"국제무대에 나가 멋진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1996년 4월 만들어진 인천 계양구청 양궁팀은 올해로 창단 24년째를 맞는다.

계양구청 양궁팀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팀 주장을 맡고 있는 한우탁(34) 선수는 지난달 계양구 인재양성장학재단에 장학금 500만원을 기탁해 화제가 됐다.

한우탁 선수는 "2012년 박성수 감독님이 1000만원을 기부하는 것을 보고 당시 선수였던 저도 무척 감명 받아 상금 일부를 기부하게 됐다"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서거원 양궁팀 총감독은 이 소식을 듣고 "한 3~4일 정도 더 생각해보라 했다"며 "한창 돈을 쓰고 싶을 나이고 형편이 넉넉하진 않기 때문에 부모님과도 상의해 보라고 했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한우탁 선수에게 서거원 총감독은 단순한 지도자가 아니다.

한 선수가 슬럼프에 빠져 모든 걸 포기하려 했을 때 마음을 다잡게 해준 인생의 은인이자 멘토다.

초등학생 때부터 줄곧 좋은 성적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우탁 선수는 한국체육대학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한 선수는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하며 낯선 환경과 여러 개인 사정이 겹쳐 줄곧 슬럼프에 빠져 양궁을 시작한 이래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을 내고 있었다.

"그때는 진짜 다 포기하고 싶었죠. 초등학생 때보다 성적이 더 안 나왔으니까요. 당시 전국 꼴찌였어요."

서 감독은 그런 한 선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후 한 선수는 계양구청 양궁팀에 합류했고 2011년 원주 종별선수권 대회부터 순위권에 들기 시작해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현재 계양구청 양궁팀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준비에 한창이다.

박주영(27), 김종호(23) 선수가 양궁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기 때문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남자 선수는 대한민국에서 단 3명이다. 한우탁 선수는 팀 주장으로 후배들을 묵묵히 지켜보며 그간 쌓아왔던 경험들을 전하고 있다.

한우탁 선수는 "도쿄올림픽 선수 선발전에선 컨디션 난조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게 국가대표가 되지는 못했다"며 "선수로 국내 대회도 중요하지만 내년에 있을 세계대회에 집중해 계양구청 양궁팀 이름을 널리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웅기 기자 icno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