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때까지 늦은게 아니다

 

▲ 성현의 말씀을 귀(耳이)로 듣고 따르면(從종) 우뚝 솟게(聳용) 된다. /그림=소헌

 

조선시대 서울 사방 성곽에 지어진 큰 성문을 ‘4대문이라 한다.

성곽은 태조 때 처음 축조를 시작하여 세종과 숙종 때에 개축을 거친 후 그 모습이 오래도록 이어졌다.

건축물에는 유학儒學에서 말하는 기본적인 덕목인 5(五常-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담았다. 동쪽에 흥인문興仁門, 서쪽에 돈의문敦義門, 남쪽에 숭례문崇禮門 그리고 북쪽에는 홍지문弘智門이다.

나머지 5상에서 빠진 5행의 로서 중앙을 가리키는데, 그래서 보신각普信閣을 지어 맞추었다.

보신각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 종각鐘閣으로 인해 종로鐘路라는 지명을 만들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의 왕래가 많은 서울의 중심거리가 되며 대표적인 도시로 성장하였다.

한자어는 다르지만 종각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4자속담으로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려고 한다.

종각용립(終角聳立) 나중 난 뿔이 우뚝하다.

비록 남들보다 잘나가지도 못하고 승진도 늦고 돈벌이도 못한다고 낙심하지 말자는 것이다. 자기가 꿈꾸는 미래를 향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나중에 들어온 놈이 아랫목 차지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끝날 때까지 늦은 게 아니다.

 

[마치다 / 끝내다]

①​4계절 중에서 가장 뒤져오면서() 얼음()이 어는 계절이 겨울()이다.

()은 물건을 싼 꾸러미의 양쪽 끝 매듭모양에서 왔으니, 보자기가 조금 짧으면 노끈()으로 이어서 묶었다.

겨울()에는 여인네들이 바느질()을 많이 한다.

매듭진 줄()이 풀리지 않게 마무리하기 위해 실()을 추가한 글자가 (마칠 종)이다.

 

[/ 촉각 / 모퉁이]

​①(뿔 각)은 제부수 글자다. 짐승의 뿔 모양에서 온 글자로서 뿔이나 곤충의 더듬이를 뜻한다.

뿔로 만든 술잔이나 악기, 길모퉁이처럼 구부러진 모습을 표현하기도 한다.

[솟다 / 언덕]

(따를 종)(다닐 행)의 왼편에 있는 글자 (조금 걸을 척)과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가는 (따를 종) 그리고 가다가 멈추어 서는 (그칠 지)가 모인 글자다. 두 사람(+)이 앞서서 가는데() 조금씩 따라가는() 모습이다. ()의 약자는 ()이다.

(귀 이)는 사람의 귀를 본떴다.

성현들의 말씀을 귀()로 잘 듣고 잘 따르는() 사람은 나중에 우뚝 솟게() 되는 법이다. 이를 간략하게 ()으로 쓴다.

 

이곳 정치 일번지 종로에서 총선분위기가 한층 달아올랐다.

진보와 보수를 자처하는 차기 대선주자로서, 현 정권과 전 정권의 실세였던 총리 출신으로서 그리고 여당과 야당의 대표 후보로서 두 사람이 맞붙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회 통념상 정년퇴직을 넘긴 나이에 새로운 일을 도전하고 있다.

국가와 인민을 위해 나서겠다는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필요는 없다.

다만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종북몰이 색깔론으로 선거문화의 질을 떨어뜨리지 말기를 바란다. 그럴 때 비로소 늦게라도 뜻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이 뿔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