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산분교 부채춤 1988년

 

▲ 이작분교 인근 항공 촬영

 

▲ 장봉분교 과거 모습

 

▲ 금산분교 웅변대회 1990년

 

▲ 자월분교 운동회 과자먹기

 

▲ 장봉분교 과거 모습

 

▲ 류석형 인천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젊은층 일자리 찾아 도시로

지역 8곳 폐교 분교 자료 수집

졸업생 인터뷰·드론 사진 촬영도


'섬 가운데 학교가 있다'

인천 섬에서 학교가 자리 잡은 곳은 명당자리로 꼽힌다. 학교 주변에는 파출소와 면사무소, 그리고 음식점 등이 모여 있어 섬 마을 사람들에게 학교는 생활의 중심지다. 명당자리에 위치한 섬마을 학교는 50년 전만 하더라도 전교생이 500명이 넘을 정도로 북적였다. 연평도에 조기파시가 성행한 시절 경제적으로 여유가 넘쳐 아이들은 어촌 선장이 선물한 운동복을 입고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날 섬 마을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줄었다.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 곳이 늘어갔고, 전교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분교가 돼버렸다.

인천남부교육지원청은 작년 남부분교기록화 사업 추진단을 만들고, 사라져가는 분교들을 기록하는 사업을 완료했다.

1년여 간의 노력 끝에 추진단은 섬 지역 8개 분교의 자료들을 수집했다. 추진단은 수집된 자료와 학교 전경·항공 드론사진·각 교실의 VR(가상사진)이 포함된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를 통해 활용하고 있다.

▲섬 학교에 특별한 것이 있다

인천에는 많은 분교가 있다. 그 중 섬으로 이뤄진 옹진군을 담당하는 남부교육지원청에 폐교된 학교만 30곳이 넘고, 분교도 8곳이 있다.

분교는 소청분교와 금산분교, 무의분교, 신도분교, 승봉분교, 장봉분교, 자월분교, 이작분교 등 총 8곳이다. 젊은 섬 마을 주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혹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찾아 도시로 이주하는 경우가 늘면서 학생 수 감소로 휴교하거나 폐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추진단은 축소되거나 규모가 작은 학교들을 우선 기록하기로 했다. 추진단은 작년 5월부터 섬마을을 찾아가 주민들과 졸업생을 인터뷰하고, 이들로부터 분교의 옛 사진이나 졸업장, 운동회 사진, 입학식 사진 등의 자료를 수집했다.

추진단과 함께 사업을 진행한 인천교육과학연구원 영상팀은 드론을 이용해 항공사진과 교실 내외부 사진을 촬영했고, 인천학생문화회관 운영팀은 교가 음원 작업을 도왔다.

추진단은 이러한 역사기록물을 수집·보존하는 분교 기록화 사업을 완료했다. 추진단은 자료 수집을 통해 오늘날 학교 문화와 다른 것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리적으로 섬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내륙 학교와 다르게 해양 수업이 이뤄졌다.

류석형 인천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섬 마을 주변에 있었던 갯벌로 해루질을 나가고, 바다로 나가 낚시도 했다"며 "학교에서 마련해준 큰 어항에 직접 바다에서 잡아온 물고기와 해초를 넣고 꾸미는 수업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교의 마지막을 기록합니다. "

"학교를 신설하고 관리하는 것만큼 학교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것도 교육청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학교의 마지막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

류석형 인천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남부분교기록화 사업 추진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신도시에서는 학교 신설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섬마을 학교들은 점차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 마지막 모습을 자료로 남기고 돌보는 것에 이 사업의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진단이 자료를 수집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다. 오늘날처럼 휴대전화가 발달하지 않아 자료가 많지 않았지만 다행히 섬에 살고 있는 졸업생 주민들로부터 과거 졸업장부터 과거 학교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길 수 있었다. 그는 섬에서 학교가 갖고 있는 의미는 내륙의 학교 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섬마을 대다수 주민들이 학교 출신이라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느 지역 주민보다 컸습니다. 운동장에서 마을 체육대회가 열리고, 학교에서 크고 작은 행사를 지역주민과 함께 했죠. 학교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역할도 상당했어요. "

이렇게 모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류 교육장은 교육자료를 만들고, 이를 인천 섬 홍보자료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억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게 서서히 사라집니다. 그 때 그 때 기록돼야 학교의 추억도, 역사도 남는다는 점을 이번 사업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기록화된 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또 기록이 남아있을지 모르지만 폐교된 약 30곳의 기록화 사업도 추진하고 싶습니다. "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