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회암사지 왕실 축제의 어가행렬 배역이 시민들로 구성된다.
어가행렬은 태조 이성계의 회암사 방문 행차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으로 축제의 시작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태조 이성계, 양주목사, 왕비 등 주요 배역은 시민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11일 시에 따르면 2020 양주 회암사지 왕실 축제 기본계획을 세웠다.
올해 4회째인 축제는 회암사지 일원에서 4월25일 열린다. 예산은 2억95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원이 더 늘었다.
올해는 시민이 직접 참여해 즐기는 시민형 축제로 새롭게 태어난다.
가장 큰 변화는 어가행렬이다. 그동안 어가행렬의 배역은 시장, 국회의원, 경찰서장, 연예인 등이 주로 맡았다. 그러나 올해는 시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시는 다음달 2일부터 13일까지 태조 이성계, 양주목사, 왕비 등 배역의 주인공을 공개 모집한다.
대상은 30∼50대 전후 신체 건강한 시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는 서류심사와 오디션을 거쳐 최종 선정된다.
어가 행렬의 또 다른 볼거리는 걷기대회다. 시는 읍면동 주민대표단 걷기대회를 통해 시민의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시민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등이 공연과 체험 행사 등을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우선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런 변화는 지난해 5월 왕실 축제 사후평가보고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시는 지난해 지적된 문제점도 개선했다.<인천일보 2019년 5월30일자 8면>
먹거리 위생에 따른 식중독 예방을 위해 먹거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방문객 편의를 위한 교통통제와 주차 안내 등도 개선한다. 부족한 주차장과 대중교통 접근성을 위해 덕정역 등 주요지점에서 대중교통과 셔틀버스 운영을 확대할 방침이다.
관람객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야간에 진행하던 메인 공연을 낮으로 변경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홍보가 부족해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문제점을 분석하고 보완했다"면서 "이제는 축제도 안정화돼 시민과 함께 즐기는 축제로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양주 회암사지는 고려 말 조선 초 최대의 왕실 사찰로 조선 왕실 불교의 성지였다. 이곳은 1997년 발굴조사를 시작해 20여 년에 걸친 종합정비사업을 완료한 후 2016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지난해 7만여 명이 왕실 축제의 현장을 찾았다.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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