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후보 '부재의 기억' 세월호 가족과 레드카펫 밟아
영화 '기생충'은 한국영화 역사상 아카데미 후보에 첫 지명돼 첫 수상을 한 최초의 영화가 됐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것도 195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1955년 황금종려상, 1956년 아카데미작품상) 이후 64년 만이며, 역대 두 번째다.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받은 것도 '기생충'이 유일하다.
이날 '기생충'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샘 맨데스 감독의 '1917'를 필두로 '아이리시맨'(마틴 스코세이지), '조조 래빗'(타이카 와이티티), '조커'(토드 필립스), '작은 아씨들'(그레타 거위그), '결혼 이야기'(노아 바움백), '원스 어폰 어 타임 … 인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수상을 위해 세 차례나 무대에 올라 각기 다른 수상 소감을 말했다. 감독상 수상 후 봉 감독은 "어렸을 때 새겼던 말이 있는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말이다. 그 말을 하신 분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다. 마틴 영화를 보면서 영화를 공부했다.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토드 필립스 영화 '조커' 감독)나 샘(샘 멘데스 '1917' 감독)이나 모두 존경하는 감독들인데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상을 텍사스 전기톱으로 쪼개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의 상복은 아카데미 시상식 이전에도 터졌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영국 아카데미 각본상·외국어영화상, 미국 배우조합(SAG) 앙상블상, 작가조합(WGA) 각본상, 미술감독조합(ADG) 미술상, 편집자협회(ACE) 편집상 등을 휩쓸었다.
영화 '기생충'은 가난한 일가족이 부자집에 기생해 살아가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다. 영화는 부자와 가난한 자의 삶을 통해 비춰지는 빈부격차와 양극화의 비참한 현실을 꼬집고 있다.
한편, 국내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던 '부재의 기억'은 수상에 실패했다.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의 기록들을 재구성한 29분짜리 다큐 영상이다.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이승준 감독을 비롯, 세월호 유가족인 단원고 장준형 군의 어머니 오현주씨와 김건우 군의 어머니 김미나 씨가 동행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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