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영화 최초 작품상 … 감독·각본·국제영화상 4관왕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뒤 봉 감독(가운데)과 출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관련기사 2면

이는 101년 한국 영화사 뿐만 아니라 92년 오스카의 역사를 새로 쓴 쾌거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올해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영화가 됐다.

특히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오스카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과 국제영화상을 동시에 받은 일도 처음이다.

아시아계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도 대만 출신 이안 감독 이후 최초다. 이안 감독이
할리우드 자본과 배우들로 만들어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수상한 것을 고려하면, 봉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어와 한국배우들이 출연해 백인 중심, 할리우드 영화 중심의 아카데미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그 의미가 더 크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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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아카데미상 4관왕] 오스카 '봉'잡은 날, 국제영화제 수상 '정점'찍어 영화 '기생충'은 한국영화 역사상 아카데미 후보에 첫 지명돼 첫 수상을 한 최초의 영화가 됐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것도 195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1955년 황금종려상, 1956년 아카데미작품상) 이후 64년 만이며, 역대 두 번째다.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받은 것도 '기생충'이 유일하다. 이날 '기생충'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샘 맨데스 감독의 '1917'를 필두로 '아이리시맨'(마틴 스코세이지), '조조 래빗'(타이카 와이티티), '조커'(토드 필립스), 봉준호가 쏘아 올린 기적 … 인천 영화계도 반겼다 영화 같은 기적을 일궈낸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식에 인천 영화계도 기뻐했다.인천 영화인들은 이번 쾌거를 바탕으로 한국영화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며 입을 모았다.이재승 인천영상위원회 사무국장은 "한국영화의 영역이 세계 시장으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이어 "해외에서 우리나라 영화가 '다양성 영화'로 분류되는 등 엔터테인먼트적인 가능성은 낮게 평가 되던 측면이 있었다"며 "이제 국내에서도 좋은 한국영화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배급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기생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