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지마다 어려운 이웃 찾아
청소·생필품 … 기념일 선물도

자신이 부임한 파출소 관내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는 경찰관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광주경찰서 태전파출소 최병우(53·경위·사진) 팀장.

최 팀장은 근무지에 부임하면 먼저 자신의 업무를 파악한 뒤 관내에 어려운 이웃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해 동사무소, 읍사무소를 방문해 정보를 얻는다.


최 팀장은 가족들은 물론 동참하는 직원들과 함께 수시로 어려운 이웃을 방문해 청소, 김장하기 등 그들의 손발이 되는 것은 물론 장애인의 날, 어버이날, 추석, 연말 등 기념일에는 사비를 들여 직접 제작한 기념품을 마련해 방문해 어려운 이웃들의 가족 친구가 돼 외로움을 달래 주고 있다.

최 팀장이 이같이 어려운 이웃에 대한 봉사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30여 년 지역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인 윤종남(53·광주시자원봉사센터)씨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한다.

1990년 광주경찰서에 순경으로 첫발을 내디딘 최 팀장은 그동안 경찰서 내근부서인 경리부에서 근무하다가 2015년 외근 부서인 파출소에서 근무하게 됐다. 첫 파출소 부임지인 초월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최 팀장은 관내에 있는 형원의 집, 은혜의 동산 등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곤지암파출소에 근무하게 됐다.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곤지암 사거리에서 길을 잃은 18세의 지적 장애인을 시민이 데리고 왔습니다. 그때 경찰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람 찾는 프로그램인 원스톱 신원시스템을 이용해 확인한 결과, 관내 향림원에 있는 장애인임을 알게 됐습니다. 향림원을 방문했더니 '이들이 정말 어렵구나, 정말 도움이 필요하구나'를 느끼고 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됐습니다."

평소 부인의 영향으로 어려운 이웃에 대해 봉사를 막연하게 생각하고 간헐적인 봉사를 해 왔던 최 팀장은 이를 계기로 행동으로 하는 본격적인 봉사를 하게 됐다.

최 팀장은 어버이날이면 부인과 함께 10여 일 동안 직접 제작한 카네이션과 과자봉지 등을 갖고 동료직원들과 복지시설에 방문해 장애인들에게 직접 달아주고 선물세트를 전달하며, 장애인의 날에는 장애우에게 페이스페인팅, 타투, 수제비누를 선물하는 등 어려운 이웃들의 가족이 돼 주기 시작했다.

현재 태전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최 팀장은 그동안 봉사활동을 하던 시설에, 기초수급자 할머니들이 사는 프란체스코의집을 포함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처음엔 부인과 딸과 함께 시작한 봉사활동이 요즘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응원하고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 행복과 위안이라는 큰 선물을 받고 있다는 최 팀장은 광주에도 장애인 복지관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시설이 많이 생기는 것이 자신의 바람이라고 한다.

주민의 안전을 위해 어둠을 뚫고 경찰봉을 밝히는 최 팀장의 모습에서 진정한 어려운 이웃들의 지팡이가 들려 있음을 본다.

/글·사진 광주=김창우 기자 kc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