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로트 열풍이 거세다. 모 방송의 여성트로트 가수 경연을 계기로 시작된 트로트 열풍이 예전처럼 중고령자만이 아니라 남녀노소가 즐기는 음악이 되었다고 볼 만큼 계속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논란이 하나 제기되었다. 여성트로트 가수 경연 포맷을 똑같이 따라한 남성트로트 가수 경연의 상금이 이전의 3배 이상 뛰었다는 것이다. 재주는 미스가 넘고 돈은 미스터가 챙긴다는 말까지 나온다. 송가인 팬인 어르신들도 우리나라의 성별 격차가 문제라는 것을 아시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기대를 비치기도 했다.

그 상금 격차는 남성정규직 임금과 여성비정규직 임금격차와 거의 비슷하다. 정규직 비정규직을 다 합쳐서도 남성임금이 100이면 여성임금은 63인 현상이 몇 년째 소수점만 바뀐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임금격차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여성은 비정규직이 많고 비정규직은 임금이 정규직의 절반이고 고용도 불안정해 근속이나 승진등 임금을 더 올릴 기회가 없는 현실이다. 좀더 거슬러 가면 채용현장에서 '결남출'(결혼·남자친구·출산)을 묻거나 점수조작을 통해 여성을 떨어뜨리는 행위,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도 성차별, 출산, 육아로 경력단절이 되는 현실, 승진차별로 관리직의 여성비율이 더욱 줄어드는 문제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근대적인 격차가 계속되는 한 여성의 결혼과 출산 기피는 물론이요 우수한 여성인력이 일자리를 얻지 못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 등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은 공공부문의 일자리 정책도 이를 심화시키는데 기여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지속되고 늘어나야 하는 일자리는 바로 돌봄이다. 보육에서 장애돌봄, 노인 요양보호까지 많은 일자리가 공공부문에서 만들어 지고 대부분이 여성들이 취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일자리의 기준은 최저임금이고 그나마 시간을 쪼개어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100만원 안팎의 저임금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부문부터 현실을 파악하고자 시의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성별임금격차 실태를 조사하고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다. 상대적으로 차별이 적은 공기업의 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격차가 거의 없으리라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서울시 전체와 거의 비슷한 격차율을 보였다. 남녀가 하는 직무를 구분해 사람을 선발하고 여성의 근속연수가 적으며 1,2급에 여성이 거의 없고 더 결정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좋은 직장인 공기업에 여성 근무자가 20%도 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 주었다. 바로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인천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도시 인천에서 먼저 여성들이 차별없이 일할 수 있는 모범을 만들어 나갈 것을 기대해본다.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