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올해 시행될 7개 분야 88개 현안사업을 간추려 책자로 발간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강화해안순환도로 개통'이다. 강화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고대하던 희소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막을 살펴본 결과 현실과의 간극은 너무나 컸다. 강화해안도로가 처음 거론된 지 25년이 자났지만 아직 반환점도 돌지 못했다.

강화도를 한 바퀴 도는 형태의 강화해안도로는 1995년 인천시에 의해 계획이 세워졌으나 현재 75.8㎞ 가운데 33.4㎞만 개설됐다. 강화읍 갑곶돈대~볼음면 광성보 간 1공구(9.05㎞)는 1997년 착공돼 2000년 가장 먼저 개통됐다. 이어 2-1공구(초지대교~길상면 황산도) 3.4㎞는 2001년, 2-2공구(강화읍 갑곶리~송해면 당산리) 6.6㎞는 2003년 개통됐다. 3공구(내가면 외포리~화도면 내리) 8.9㎞가 2009년 개통된 이후 10년 동안 사업이 정체되다가 2공구(강화읍 대산리~송해면 당산리) 5.5㎞가 지난해 8월 개통됐다. 개통 구간은 여기까지다.

내가면 황청리~양사면 인화리를 잇는 4공구(8.6㎞)는 강화군이 사업비를 부담해 창후리~인화리 구간(2㎞)을 우선시행구간으로 정해 오는 5월쯤 착공하기로 했다. 2011년부터 추진된 4공구는 문화재청 및 군부대와의 협의 지연, 사업비 증액 등으로 실시설계가 중단되는 등 답보를 거듭하자 보다못한 강화군이 직접 나선 것이다.

하지만 코스가 긴 5공구(양사면 인화리∼철산리) 11.2㎞와 6공구(화도면 동막리∼길상면 선두리) 22.5㎞는 아직 사업시행 시기조차 잡혀 있지 않다. 따라서 강화해안도로 전 구간 개통은 2030년대나 가능하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강화해안도로가 완성된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글이 오래 전부터 나돌고 있다. 구간별 개통이 전체 개통과 명확한 구분 없이 발표돼 착시현상을 일으킨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인천시가 강화해안도로를 올해 완공할 것처럼 공표한 것은 난센스이자 전시행정이다. 자치단체들이 새해만 되면 실현 여부를 떠나 현안을 애매하게 포장해 발표하는 행태는 근절되어야 한다. '시정'과 '덕담'은 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