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히피족의 탈사회적 문화 길들여지지 않은 왼손으로 그려 사회제도에 갇혀버린 예술 비판
▲ 윤상윤 작가의 'Only Superstition'.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 윤상윤 작가의 'Spring Is here'.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 윤상윤 작가의 'See You Soon'.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 윤상윤 작가의 'The Keeper of the Keys'.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익숙하지 않은 왼손으로 그린 드로잉 작업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구성의 오른손 회화와 대비된다.

작가 윤상윤은 사회적으로 학습되고 길들여지지 않은 순수한 본능과 감각에 전적으로 의지하며 의도적으로 미숙한 왼손을 사용해 캔버스를 채웠다.

"왼손 그리기는 의식이 억압하는 환상과 광기를 호출한다"고 표현하는 윤 작가의 개인전 'Mean old world'가 내달 5일까지 파주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계속된다.

전시 타이틀 'Mean old world'는 미국의 블루스 기타 연주가 T-Bone Walker의 대표곡에서 따왔다. 작가는 60~70년대 히피들의 자유분방함과 대비되는 잔인하고 고루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정신적 해방구'를 찾는다.

물질문명과 기존의 질서를 부정한 반사회적 히피 문화에 영향을 받아 이성과 논리로만 설득되지 않는 세상을 작가는 왼손 드로잉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다. 무의식적이고 무정형적인 왼손 드로잉은 교육과 학습으로 길들여진 사회제도에 갇혀버린 예술의 반발로 표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60년대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던 히피족들처럼 탈사회적인 영역과 공간을 표현했다. 이를 통해 시대착오적인 회화가 낳은 역한 성토물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비가시적인 화면을 본능(id), 자아(ego), 초자아(super ego)로 분할하는 등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인물들의 군집을 드러낸 작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윤 작가에게 가시성과 비가시성, 개인과 집단, 이성과 본능, 언어와 비언어 등 이분법적 구분에 따른 '아이러니함'은 중요한 소재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