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전세계가 초비상이다. 2월5일 기준으로 이미 28개국으로 퍼져나가 확진 환자가 2만5000여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490여명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유럽 각국과 서방에서는 동양인을 대놓고 '바이러스'라고 손가락질하고 심지어 폭행까지 일삼는 인종차별까지 행해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며 국내에서도 누리꾼들이 각종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유하며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부추기고 있다. 본래 내재되어 있던 인종차별주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노골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등장해 우려스러운 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 바로 가짜뉴스(Fake News)다. 얼마 전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언론학회의 가짜뉴스 개념과 대응 방안이라는 토론회에서 가짜뉴스에 대해 "속이려는 목적을 가지고, 뉴스의 형식을 빌려,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포장한 콘텐츠"라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는 미디어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반면 미디어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에 대한 고민은 너무 부족하다. 허위 정보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 온라인상의 알지도 못하는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 악성광고에 노출되기도 하고 또 소비하기도 하지만 이것을 인지하기란 쉽지 않다. 기.승.전. 유튜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1인 미디어 전성시대인 지금은 부작용이 더욱 심해졌다. 이처럼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범람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최근 정부와 정치권, 언론, 학계, 영향력있는 포털에서도 관심이 높아져서 관련법을 제정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등 대처하고 있고, 미디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다양한 펙트 체크 방식을 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제도와 장치에 의존하기보다 인간 스스로 신뢰할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새로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를 능숙하고 책임감 있게 다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환경을 탐색하고, 이해하며 분별력을 갖추고 비판적 시각으로 뉴스와 정보를 수용하고 소비하는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미디어를 접할 때 첫째, 지나치게 감성적이거나 설명 없이 선동하는 주장은 아닌지 모든 정보를 자세히 관찰하고 둘째, 정보에 의심이 간다면 이것을 전달할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하며 셋째, 전달자가 직접 취재하거나 조사한 것인지를 비판적 시각으로 반문해 보고 넷째, 뉴스의 출처가 정확한지 확인해야 하며 다섯째, 단순히 가치 있고 믿을만한 정보를 가려내는 변별력만 갖추는 것이 아니라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이제 곧 21대 총선이 다가온다. 여지없이 온갖 루머와 선정적인 가짜뉴스가 난무할 것이다. 무분별하고 확증편향적 시각으로 미디어를 받아들이고 유통시킨다면 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로 인해서 생기는 피해자는 물론, 사회적 파장, 결국엔 본인까지도 망가지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모바일, 빅데이터 등 고도화된 지능정보 기술을 기반으로 점차 고도화된 지능사회로 진화하고 있는 4차산업혁명시대다. 미디어를 받아 들이고 소비함에 있어서 미디어 리터러시, 즉 비판적 능력, 변별력은 이제 필수 덕목인 세상이다.

남두현 주안영상미디어센터장